계명대가 필리핀 백내장 환자 3명에게 무료 수술을 시행한다(우측 호세멘닥, 신일희 총장, 게나라 라스티모소, 마크리나 실롯) 사진=계명대 제공
[대구=일요신문] 김성영 기자= “다시 한 번 세상의 아름다움을 눈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납니다” 필리핀 발렌시아 시 호세 멘닥(남, 75)씨는 한국 땅을 밟으며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계명대는 필리핀 발렌시아 시 백내장 환자 3명에게 무료 수술을 시행한다고 14일 밝혔다.
필리핀 발렌시아 시는 올해 하계 방학 기간 중 계명대, 계명문화대, 동산의료원 3개 기관이 연합 봉사를 펼친 곳이다. 3기관 연합 봉사단은 이곳에 있는 초등학교 2곳에서 보수공사와 의료봉사를 펼쳤다. 당시 안과 진료 중 백내장을 앓고 있는 지역주민들에게 수술을 약속한 바 있다.
수술을 받게 될 사람들은 게나라 라스티모소(여, 68세), 마크리나 실롯(여, 62세), 호세 멘닥(남, 75세)씨 등 3명이다. 이들이 백내장을 앓은 지는 3~4년 정도지만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시력을 거의 잃은 상태다.
백내장 수술은 우리나라에서는 비교적 간단한 수술이지만 현지에서는 열악한 의료시설과 수술비용이 현지 직장인 연봉과 맞먹는 8만 페소(한화 약 190 만원) 수준이라 엄두도 못 낸다.
수술을 위해 필리핀 현지인 3명은 지난 13일 김해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이들은 14일 수술을 위해 진료를 받은 후 15일 동산의료원 전종화 교수에게 수술을 받게 된다.
16일 퇴원을 하게 되는 이들은 계명대 아담스채플에서 열리는 추수감사절 예배에 참석하고 대구와 경주지역 유명관광지도 둘러볼 예정이다. 이들은 수술 경과 관찰과 몇 차례 진료 후 20일 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수술을 앞둔 게나라 라스티모소 씨는 “오랫동안 손자 얼굴을 보지 못했는데, 빨리 시력을 되찾고 귀여운 손자의 재롱을 보고 싶다”며, “우리 마을에서 학교도 고쳐주고 제봉기술도 전수해 줬는데, 이번에 세상의 빛도 찾아줘 계명대에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마크리나 실롯 씨는 “눈이 잘 보이지 않아 아무런 일을 할 수 없었는데, 늦은 나이지만 기술을 배워 경제적으로 자립을 하고 싶다”며, “새로 시력을 찾아 계명대에 꼭 은혜를 갚겠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계명대가 필리핀 발렌시아 시를 2년 연속으로 찾아 봉사활동을 하게 된 것은 그곳 필리핀 간디국제학교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간디국제학교 교장인 양희규(남, 56) 교장은 계명대 철학과 졸업생이다. 그가 이 지역의 열악한 상황에 도움을 요청해 봉사활동이 이뤄졌다. 필리핀 발렌시아 시의 외각마을은 ‘쓰레기마을’이라고 불리며 경제적 활동도 할 수 없는 열악한 지역이다.
계명대는 2년 연속 이곳에서 초등학교 3곳에 보수공사를 통해 교육환경을 개선해 줬다. 또, 지난해 동계방학과 올해 하계방학에는 현지인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기 위해 맞춤형 일자리 창출 재능봉사도 이어갔다.
계명대 패션마케팅전공 교수와 학생들은 의류, 가방, 액세서리(팔찌, 목걸이 등)제작 등 이론과 실습교육을 통해 재봉기술을 전수했다. 기술을 전수받은 현지인들은 봉사단이 한국으로 돌아갈 때는 에코가방과 팔찌 등을 직접 만들어 선물하기도 했다.
계명대는 지난 4월 발렌시아 시, 국제간디학교와 문화교류, 봉사활동 및 연구 프로젝트 수행 등의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봉사활동 등 다양한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수술비용과 항공료, 체류비 등의 모든 비용은 (사)계명 1% 사랑나누기에서 전액 지원했다. 2014년 (사)계명 1% 사랑나누기 설립 10주년을 맞아 타지키스탄 시각장애 청소년 9명에게도 무료 개안 수술을 해준 바 있다.
신일희 총장은 “이번에 필리핀 현지인 3명에게 빛을 되찾아 준 것은 ‘세계를 향해 빛을 여는 대학’이란 계명정신을 실천한 것이다”며,“부디 되찾은 시력으로 새롭게 희망찬 삶을 만들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우리가 어려울 때 전 세계의 도움을 받았 듯이 이제는 우리가 그것을 되돌려 줘야 할 때이다”며, “국내 뿐 아니라 해외 봉사활동도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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