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릴레이 바느질로 탄생한 인형 100점, 아시아(네팔), 남미(니카라과) 등
빈민국 입양아기 등에게 사랑전해
- 22일, 아빠들도 함께 만든 인형 40여점 동사무소에 전시
[서울=일요신문] 김정훈 기자= 서울 서초구 반포3동에 거주하는 주부 김양리(53세)씨는 매주 화요일 오후 한시 반이면 인형을 만들기 위해 집을 나선다. 벌써 4년째 반포3동 동사무소 2층에서 이웃주민들과 바느질 재능기부 모임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삭막한 서울 한복판에서 주민들이 직접 나서 이웃의 정을 나누는 뜻깊은 마을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구청장 조은희)는 반포3동 주민들이 손바느질로 인형을 만들고, 만든 인형을 해외 빈민국가 아이들에게 전달하는 ‘인형의 꿈’ 마을사업을 4년째 이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2013년 처음 시작된 ‘인형의 꿈’은 릴레이 형식의 자발적인 바느질 재능기부 모임이다. 지난 2014년 8월에는 마을특화사업으로 선정돼 동주민센터와 반포종합사회복지관, 지역기업인 hcn이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부터 마을사업으로 발전했다.
매주 화요일 오후 1시반부터 반포3동주민센터에서 2시간 동안 20명의 주민들이 참여해 공동으로 인형을 만든다. 한땀한땀 정성을 가득 담아 인형을 받게 될 아이의 환한 웃음을 상상하며 만든 인형은 복지관을 통해 해외입양아동, 해외빈민국아동 등 사랑이 필요한 해외의 소외된 아이들에게 전달된다.
주민들의 취지에 공감한 지역기업은 인형을 만드는데 필요한 솜과 천 등의 재료비를 후원한다. 특히 올해 5월에는 100만원의 사업비를 지원받는 구 마을공동체 공모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인형의 꿈’ 마을사업은 주민들이 소통하는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젊은 새댁에서부터 나이 지긋한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주민들이 일주일에 한 번뿐이지만 함께하는 시간이 쌓이자 이웃들의 정 또한 점차 돈독해졌다.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 알려주고 배워가며 다함께 만들기 때문에 바느질 경험이 없어도 인형 만들기에 참여할 수 있다.
지난 4월, 10월에는 주말을 이용해 아이들과 아빠가, 지난 8월에는 방학을 이용해 초등생부터 고등학생들까지 참여해 더욱 의미 있는 인형 만들기 작업이 이어졌다.
세상에 하나뿐인 완성품인 인형은 여러 주민들의 손을 거쳐 한 해동안 40여점이 만들어진다. 뚝딱 만들어내는 인형이 아니기 때문에 그만큼 많은 주민들의 정성이 더해졌다. 그렇게 올해 만들어진 인형의 일부는 선교사를 통해 남미지역 니카라과 아이들에게 전달됐다.
22일에는 반포3동 주민센터 강당에서 인형 전시회가 열릴 계획이다. 한 해 동안 만든 인형을 전시하며 올해를 마무리하는 자리로 인형 40여점과‘인형의 꿈’회원들의 작품 자수이불, 페브릭 소품, 손뜨게 인형 등을 함께 선보인다.
김원행 반포3동장은“많은 주민들의 정성이 깃든 인형이 해외 입양아동이나 빈민지역의 소외받는 아이들에게 따뜻한 온기를 전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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