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무진을 이끌고 있는 정두언 총괄팀장. | ||
반면 주니어 그룹은 캠프 내 대선준비팀(팀장 정두언 의원)의 핵심 실무진들로 구성된다. 이들은 유권자들과 직접 부딪혀 그것을 대선 전략으로 연결시킨다는 점에서 ‘현장의 해결사’로도 통한다. 이밖에 정두언 총괄팀장이 시니어와 주니어 그룹간의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그가 ‘이명박의 복심’으로도 불리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70면 인터뷰 참조)
그런데 이번 한나라당 선대위 인선안은 정두언 팀장이 주축이 된 주니어 그룹의 기초 자료를 이명박 후보가 최종 낙점해 그것을 시니어 그룹인 6인 회의에서 협의와 추인에 따라 최종 결정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그리고 두 달 남짓 앞으로 다가온 대선까지의 주요 결정도 이와 비슷한 구조로 이뤄질 것이라고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이 후보 캠프에서 6인회의가 전략기획을 최종 점검 확인하는 상원 역할이라면 대선준비팀 실무진들이 실무를 담당하는 하원으로서 실제로 전략 전체를 짜고 이번 대선 판을 주도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학생 운동권 출신의 40대 소장파가 주축이다.
실무진들을 이끌고 있는 정두언 총괄팀장은 “선거는 실무진들이 이끄는 것이다. 이들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고 당의 변화도 이끌어내는 초석이 될 것이다”라며 기대를 표시한다. 실무진 가운데 우선 눈에 띄는 인물은 이태규 선대위 전략기획팀장. 그는 이 후보의 대선 전략을 기초 입안하는 중책을 맡았다. 경기도 양평이 고향인 이태규 팀장은 한국항공대 총학생회장(82학번) 출신으로 대학 졸업 후 잠깐 노동현장에서 일하다 1990년 ‘꼬마 민주당’ 공채로 정치에 입문, 민주당 조순형 의원 비서관을 지냈다.
그 뒤 정치권의 대표적 전략통인 윤여준 의원의 보좌관을 지내며 2000년 16대 총선 당시 ‘물갈이 공천’을 기획하는 등 주로 당내 개혁을 요구해 한때 미운털이 박혀 정치권 밖을 떠돌기도 했다. 하지만 ‘낭중지추’를 알아본 정두언 박형준 의원 등의 추천으로 뒤늦게 캠프에 합류해 가장 요직을 맡게 됐다.
정태근 유세수행단장도 주목할 인물이다. 그는 연세대 총학생회장(82학번) 출신으로 대학 졸업 후 민주당 이부영 의원 보좌관을 지내는 등 정치권에 잠깐 몸을 담갔다 빠져나왔다. 16대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386들을 대거 영입할 때 오세훈 서울시장, 원희룡 고진화 의원, 오경훈 전 의원 등과 함께 한나라당에 들어왔다. 2000년, 2004년 총선에서 서울 성북 갑에 출마했으나 유재건 의원에게 연거푸 패한 바 있다. 17대 총선 낙선 뒤 중국 상하이에서 공부할 때 이 후보가 “함께 일하자”고 권했다. 2005년 9월 서울시 정무부시장으로 임명돼 청계천 개통과 ‘황제 테니스’ 방어 등 큰일을 처리해 이 후보의 신임을 받고 있다. 성격도 부드러워 캠프 내에서 적이 별로 없다는 평가다.
이태규 팀장과 정태근 단장은 82학번 동기(44세)로 캠프 내 실무팀장 가운데 가장 젊고 개혁성향이 뚜렷한 편이다. 이들 다음으로 젊은 인물이 바로 진성호 뉴미디어팀장(45세)이다. 그는 조선일보 미디어 전문기자로 일하다 경선 직전 캠프에 합류한 케이스로 이태규 정태근 두 사람에 비해 보수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 사실 그는 이 후보 캠프에 우연찮게 합류했다고 전해진다. 그가 인터넷뉴스 부장을 하던 지난 2005년 이 후보에게 좋지 않은 기사를 사이트에 올렸다가 그쪽으로부터 항의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싸우면서 정이 들었던지’ 진 팀장은 그 뒤 이 후보와 정두언 의원 등과 가끔 연락을 하며 친분을 나눈 것이 계기가 돼 캠프 합류로 이어졌다고 한다. 부산 출생으로 경남고,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이들 외에 김성식 전 경기도 정무부지사(49)는 손학규 전 경기도 지사의 최측근으로 활동하다 그의 탈당으로 곁을 떠난 뒤 이번 선대위에 조직기획팀장으로 합류했다. 또한 고려대 곽승준 교수(47)가 정책기획팀장으로, 김희정 의원(36)이 2030 기획팀장으로 뽑힌 것도 눈여겨볼 미래의 ‘젊은피’들이다.
성기노 기자 kin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