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방송광고 한 번 해봅시다” “상근자들부터 챙겨야죠” “출마자들 빚 갚아줍시다….”
지난 6·13지방선거에서 일약 제3당으로 발돋움한 민주노동당이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 8%가 넘는 지지율을 얻어 올해 안에 9억원(정당보조 4억여원+대선보조 5억원)이 넘는 국고보조금을 받게 됐기 때문.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받은 돈에 비하면 ‘푼돈’ 수준이지만 이미 2분기분 정당보조금 1억3천여만원은 ‘호주머니’에 들어와있다.
‘졸부’가 된 것 같은 기분일 민노당은 올해 정당보조로 받을 4억여원에 대해 ‘사용처 제안’을 공모했다. 물론 홈페이지 등에는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졌다.
우선 단번에 국민적 인지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 광고에 대한 의견이 눈에 띄었다. 제안자들은 “젊은 층을 공략하려면 별밤, 주부 대상은 여성시대…”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합시다” 등 방송광고를 열망했는데 프로그램까지 명시하면서 그 ‘꿈’이 이뤄지길 바랐다. 하지만 그것은 꿈으로 끝날 전망. 비용도 문제지만 관계법상 선거기간 이외의 정당 방송광고가 금지돼있기 때문. 대신 예산안에 신문 등 광고홍보비는 중요 항목으로 반영됐다.
다음은 ‘당직자(상근자)’들의 처우 개선. 가난한 당이니만큼 민노당의 상근자들은 ‘최저생계비’ 수준의 급여를 받는다. 이를 만회해보자는 의견. 하지만 이도 반영되지 못했다. 박건호 민노당 사무국장은 “자장면만 먹던 사람들이 탕수육 한 번 먹어보자는 얘긴데 국민의 세금으로 그렇게 할 수는 없다. 이에 상근자들 모두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지방선거 출마자들의 빚을 해결해주자는 의견도 만만찮았다. 하지만 이도 반영되지 못했다. 박 사무국장은 “관련법상 정당보조금은 선거비용에 쓸 수 없다”는 이유를 달았다.
이외에도 “정치 교육사업에 투자하자” “인터넷신문을 만들자” “인터넷방송을 만들자” “출판사를 차리자” “결식아동기금에 신경쓰자” “전태일기념사업에 쓰자” “전자민주주의 시스템을 구축하자” “섀도캐비닛(예비내각)을 구성하자” 등의 의견도 있었다. 막상 의견들이 올라오니 중앙당 1년예산과 맞먹는 적잖은 돈이 들어왔지만 부족하게만 느껴지는지 한 당원은 “할 일은 너무 많은데 돈이 너무 적네요”라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민노당은 모든 의견을 취합해 예산안을 내놓고 확정 절차를 밟고 있다. 보조금 사용과 관련, 민노당은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에 “감사를 선임해달라”고 요청했다. 외부감사를 받겠다는 것. 또 사용내역도 모두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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