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피 다시 뜬다.’
정치권에 다시금 ‘젊은 피’바람이 불고 있다. 다가오는 8·8재보선이 당초 예상과는 달리 ‘젊은 피’들의 격전장이 될 조짐을 보이는 탓이다. ‘미니 총선’이라 불리는 이번 재보선은 민주당과 한나라당 모두 사활을 건 싸움이 될 전망이다.
한나라당에선 오래 전부터 공을 들여온 심재륜 전 고검장과 차정일 특별검사에 러브콜을 보냈다. 모두 정권에 맞서 소신을 굽히지 않은 전력을 가진 인사들이다. 한나라당이 선거전에서 최대 무기로 사용할 권력형 비리척결 구호에 가장 적합한 인사들이란 평가다. 시사 프로그램 진행으로 지명도가 높은 배우 유인촌씨도 물망에 오른다.
그러나 이들 모두 한나라당의 구애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진다. 지금처럼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극한에 달해있는 시점에 나서는 것은 옳지 않다는 판단이 작용한 탓이다.
민주당은 컴퓨터백신 전문가 안철수 사장, 노사모 활동으로 주가가 오른 배우 문성근씨 등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러나 이들 역시 민주당행을 꺼리고 있다. 정치권 진출 부담감도 있지만 현재 민주당 인기를 감안할 때 당선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외부 거물급 인사 영입 전선에 적신호가 켜진 상태에서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젊은 피’수혈을 통해 당 이미지를 쇄신한다는 전략을 수립중이다. 민주당 입장에선 노무현 바람을 새롭게 일으킬 방안으로 노무현 컬러에 맞는 젊은 개혁적 인사의 대거 전진배치 의견이 많았던 터다.
노 후보 캠프와 민주당 내 일각에선 참신한 개혁후보로 MBC 시사프로 진행자인 손석희 아나운서를 1순위로 꼽는다. 김민석 전 의원의 서울시장 출마로 공석이 된 서울 영등포을 지역구에 손씨를 적임으로 꼽는 분위기다. 그러나 손씨 본인은 정치 입문에 부담을 느껴 고사하는 중으로 알려진다.
386 개혁인사들 모임인 ‘제3의힘’간판 멤버였던 이정우 변호사도 민주당이 눈독을 들이는 영입대상이다. 지난 총선에서 ‘제3의힘’은 386 바람을 일으키며 젊은 정치인들의 국회 입성을 주도했던 단체다. 그러나 이 변호사 역시 지금까지는 민주당의 러브콜에 대해 ‘No, Thank You’신호를 보낼 만큼 조심스러운 자세를 취한다.
서울 금천 출마를 노리고 있는 이충렬씨의 공천 여부도 관심사다. 노무현 후보의 정책특보로 활동했던 이씨는 ‘백악관에 건네진 노무현 비파일’이란 기사가 한 주간지에 게재되면서 몇 달 전 해임된 바 있다. 이씨는 “노풍을 재점화하기 위해 재보선에 출마하게됐다”며 강한 집념을 보이고 있다.
반면 전북 군산에선 함운경 한국정치발전포럼 대표가 적극적으로 뛰고 있다. 군산은 현재 강봉균 전 KDI원장과 오영우 전 마사회장이 뛰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 일각에선 호남지역에도 젊은 개혁 후보를 세우자는 분위기가 일고 있다. 과거 삼민투 위원장과 미국 문화원 점거농성 지휘 등 개혁적 성향 인사로 분류돼 온 함 대표의 영입 여부가 관심거리다.
한편 한나라당도 8·8재보선을 맞아 젊은 개혁인사들의 전진 배치에 관심을 쏟고 있다. 당내 개혁세력인 김영춘 의원은 “거물급 영입으로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는 것보다 참신한 개혁인사들을 등용하는 것이 낫다”고 밝힌다. 어차피 지방선거를 통해 유권자들 사이 반 민주당 정서가 확인된 만큼 노 후보측이 내세우는 개혁후보들에 맞불을 놓자는 것이다.
강원석 미래연대 부산·경남 공동대표는 마산 합포 지역에서 뛰고 있다. 맹형규 의원 보좌관을 지냈으며 당내 개혁세력 모임인 미래연대 활동으로 개혁성향을 지닌 ‘젊은 피’로 주목받는다. 김영삼 전 대통령 차남 현철씨의 마산 합포 지역 출마 여부와 손주환 전 의원과 김우석 전 건교부 장관이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마산 합포에서 선전을 할지 관심거리다.
김민석 전 의원의 서울시장 출마로 자리가 빈 서울 영등포을의 이지문씨도 눈에 띈다. 이씨는 지난 14대 총선 때 현역 중위 신분으로 군부재자 투표 부정에 대한 양심선언을 했던 인물. 이후 강제전역을 당한 뒤 명예회복 운동을 통해 명예전역을 얻어낸 이씨는 시민단체 활동을 중심으로 개혁노선을 걸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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