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정문화재단 사무국, 아트홀(왼쪽부터). 사진=성정문화재단 홈페이지 캡처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성정문화재단은 예능인재 발굴·육성 및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하는 순수 민간단체로 일반에 잘 알려져 있지는 않다. 그렇지만 재단 후원자 모임인 ‘성정태극후원회’의 회원은 400명에 이르렀다.
여기에는 우 전 수석의 장모 김 회장뿐만 아니라 배우자 이민정 씨, 처제 이민주 기흥CC 실장이 포함돼 있었고, ‘친박’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장호성 단국대 총장(통합대한체육회 회장 출마), 이어룡 대신금융그룹 회장 등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연루 의혹이 있는 이들의 이름이 다수 보였다.
이 밖에도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양귀애 전 대한전선 명예회장, 박경실 파고다교육그룹 회장, 유상옥 코리아나화장품 회장, 한경희 한경희생활과학 대표가 있었다. 방송인 중에는 중견연기자 강부자·이묵원 부부와 뮤지컬배우 박해미, 개그맨 박수홍 등이 회원으로 올라 있다. 이들은 최순실 사태로 새삼 구설에 오른 것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회사 대표가 명단에 올라 있는 기업 고위 관계자는 “재단 이사장이 대표를 몇 번 찾아와 후원을 부탁하기에 100만 원을 단 한 번 후원했다고 한다”며 “성정문화재단 행사에 참여하거나, 별도로 챙기지는 않았다. 성정태극후원회 명단에 본인 이름이 올라가 있는지도 몰랐다. 이번 일로 뒤늦게 확인하고 재단 측에 항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재단 측도 “첫 후원금 100만 원을 내면 더 이상 후원을 하지 않는다”고 확인했다.
재계 관계자는 “성정문화재단이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해 후원한 정·재계 유명인사들의 이름을 모두 올려놓은 것 아니겠냐”라고 귀띔했다. 30일 현재 성정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는 회원 명단을 공식적으로 찾아볼 수 없는 상태다. 앞서의 기업 대표처럼 뒤늦게 구설에 휘말린 후원자들이 항의를 하자 비공개로 바꾼 것으로 보였다.
이에 대해 재단 관계자는 “특별한 이유는 없지만 이번 최순실 사태로 재단이 많이 알려져 명단에 있는 분들이 부담스러워 하시더라. 그래서 명단은 홈페이지에서 내렸다”며 “우리 재단은 문화에 관심 있는 분들이 문화 융성을 위해 후원하는 모임인데 최순실 사태와 관련해 너무 확대해석하는 것 같다”고 억울해했다.
민웅기 비즈한국 기자 minwg08@bizhankoo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