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표.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문 전 대표의 이번 대선 캠프 키워드는 ‘외연 확장’이다. 그는 이번에도 친문 인사를 배제한 ‘7인 공동선대위’ 체제를 꾸릴 예정이다. 외연 확장 범위에 따라 ‘7+α’로 진화할 가능성도 크다. 이미 호남 출신의 전윤철 전 감사원장과 김상곤 전 혁신위원장이 공동 선대위원장에 포함됐다.
정세균계인 김진표·이미경 의원 등도 공동 선대위원장이 유력한 상태다.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추미애 대표와 경쟁을 벌였던 86(80년대 학번·60년대 생)그룹의 송영길 의원도 총괄본부장으로 합류했다.
이밖에 정세균계인 전병헌 전 의원은 지난해 말 캠프에 합류해 전략본부장을 맡고 있고, 최근에는 손학규계인 전현희 의원이 문 전 대표를 돕고 있다. 당내 호남 3인방 중 한 명인 이춘석 의원도 합류했다. 외곽조직인 싱크탱크 ‘정책공간 국민성장’에는 교수 등 800여 명의 자문그룹이 함께한다. 지지자 모임인 ‘더불어포럼’까지 합하면 1400여 명에 달한다.
다만 캠프 메시지와 기획 등 정무적 결정은 핵심 측근들에 의존하고 있다. 캠프의 실질적 좌장은 임종석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다. 캠프 한 관계자는 “정무적 판단 등은 임 전 정무부시장이 짜고 있다”고 말했다.
86그룹의 좌장격인 임 전 부시장은 박원순 서울시장 사람으로 분류되기도 했지만, 그는 친노그룹과도 각별한 사이다. 19대 총선 과정에서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가 임 전 부시장을 사무총장으로 임명, 친노 패권주의 논란에 휩싸이면서 공천 파동의 시발점으로 작용했다.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도 캠프 내 실세다. 그는 2012년 문 전 대표가 ‘야권의 대안론’으로 떠오른 계기였던 <힐링캠프> 출연 기획을 총괄했다.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과 전해철 의원 등도 캠프에 합류해 있지만, 양 전 비서관보다는 2선에 있다는 평가다.
캠프 한 관계자는 양 전 비서관에 대해 “기본적으로 기획 능력은 따라올 자가 없다”고 말했다. 비문(비문재인) 관계자도 “친문 인사들을 만나면 항상 ‘왜 양정철에게 공직 직함을 주지 않고 일을 시키느냐’라고 얘기한다”며 “그러니까 비선 논란의 고리를 끊을 수 없는 것이다. 일 잘하는 사람에게는 직함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18대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 멘토단에 합류했던 탁현민 성공회대 교수는 기획에 아이디어 등을 조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탁 교수는 지난해 6월 문 전 대표의 네팔행에도 양 전 비서관과 동행했다. 이밖에 문 전 대표의 입 역할을 하는 김경수 의원과 친노 신주류로 부상한 황희 의원은 때로는 전면에서 때로는 후방에서 총력 지원을 하고 있다.
진보진영 한 관계자는 “문 전 대표가 무지개 형식의 캠프를 꾸려도, 단 한 번의 실수가 발발하면, 친문 패권주의 논란이 확산한다”라며 “캠프 조직의 위기관리 능력이 ‘문재인 대세론’의 지속성을 좌우할 것”이라고 전했다.
윤지상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