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포대교 자살방지 아이디어 지난 연말 서울시의회 표창 수상
▲ 청량리동 이동주 씨가 서울시의회에서 받은 표창장을 들어 보이고 있다
[서울=일요신문] 김정훈 기자= 동대문구의 유명인사, 움직이는 신문고, 25년 무사고 택시 모범 운전자 … 모두 청량리동에 거주하는 이동주 씨(62)를 부르는 별명이다.
이 씨는 수십년동안 개인택시를 운전하면서 서울 구석구석을 누볐다. 그래서 시민들이 어떤 불편을 느끼고 있는지, 어떤 애환을 갖고 있는지도 속속들이 알고 있다.
지난해 이 씨는 마포대교를 지나다 교량 난간 높이가 낮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바로 서울시에 난간의 높이를 2m50cm 이상으로 높이면 자살을 방지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의견을 냈다.
“한강 다리는 수도 없이 왔다 갔다 하는데 그런 곳이 자살 다리라느니 하는 게 너무 마음 아팠어요. 그래서 교량 난간이 좀 더 높아지면 자살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서울시로 연락을 했죠”
서울시에서는 이러한 의견을 수용해 작년 9월부터 12월까지 마포대교 난간을 보수했다. 이 씨의 공을 인정해 지난 12월 15일 서울시의회(의장 양준욱)가 표창장을 수여한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이밖에도 이 씨의 남다른 봉사정신과 적극적인 자세가 돋보인 사례는 많다. 특히 중앙 버스전용차로 도입 이후 신설동~동대문구청 간 차로에 백선을 그어달라는 의견을 제시해 통행자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했다.
한편, 2005년부터 현재까지 동대문구 의용소방대원으로 지역 사회에 봉사하고 있는 이 씨는 지난해 무사고 안전운전 25년차로 경찰청장표창까지 수상했다.
“누가 알아달라고 민원을 넣고 그런 건 아니지만 서울 생활을 하다가 불편한 걸 투정만 할 게 아니고 나 하나라도 관심을 갖고 얘기를 하면 바꿀 수 있다는 걸 알리고 싶었어요. 아무 것도 아닌 내가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는 게 무엇보다도 기쁜 일이죠”
표창장을 들어 보이는 이동주 씨의 얼굴에는 자랑스러운 미소가 가득하다.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