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두산 우승 합작한 외국인 선수 3인. 사진=두산 베어스 페이스북.
[일요신문] 긴 겨울이 지나고 5개월 만에 프로야구가 돌아왔다. 2017 타이어뱅크 프로야구가 3월 31일 개막전을 시작으로 약 7개월간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지난해 800만 관중을 돌파하고 올해 900만 관중에 도전하는 프로야구는 명실상부 국내 최고 프로스포츠 지위를 확고히 자리 잡고 있다. 리그 개막을 앞두고 팬들이 가장 관심 있는 부분은 자신의 응원하는 팀의 성적이다. 야구팬들은 자신의 팀이 올해 어떤 성적을 낼지 마음 졸이며 개막일만을 기다리고 있다. <일요신문>에서는 지난 스토브리그 기간 동안 각 팀이 겪은 변화를 살펴보고 시즌을 전망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 NC, 스캔들만 없다면
지난해 NC는 지난해 승부조작, 프런트 사기혐의, 사생활 폭로, 음주운전 등 바람 잘날 없는 날을 보냈다. 현재는 대부분 사안에 대해 마무리되는 상황이다.
NC는 이처럼 각종 스캔들에 휘말리면서도 ‘역대급 전력’이라고 평가받던 두산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최종 성적에 차이가 있었지만 3위 넥센과도 7게임 차이를 벌렸다. 창단 이후 2013년부터 1군 리그에 합류해 2014년부터 꾸준히 포스트시즌에 참가하며 전력이 안정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성적이 아쉬웠을 뿐이다.
준우승의 주역들을 대부분 지켜냈다. 내부에서 FA 선언을 했던 용덕한은 은퇴를 택했고 조영훈은 2년 4억 5000만 원의 금액에 잔류했다. 그 외 기록적인 시즌을 보낸 FA 시장에는 나서지 않았다.
지난해와 비교해 NC의 큰 공백은 테임즈다. 테임즈는 지난 3년간 KBO리그 최강 타자로 군림해왔다. 2014년부터 NC에서 활약한 그는 통산 타율 0.349, 472안타, 124홈런의 기록을 남겼다. 2015년에는 40-40 클럽에 가입하는 괴력을 보이기도 했다.
3년간 NC에서 뚜렷한 족적 남기고 떠난 테임즈.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5년째 에이스로 활약 중인 에릭 해커에게는 재계약을 안겼다. 해커와 함께 원투펀치로 나설 또 한명의 외국인 투수로는 제프 맨쉽을 영입했다. 맨쉽은 지난해 빅리그에서 클리블랜드 소속으로 월드시리즈 경기에 등판했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는 선수다. 그의 한국행이 알려졌을 때 많은 사람들이 놀랐다. 몸값은 180만 달러로 최고액을 받는 더스틴 니퍼트(210만 달러)에 이어 알렉시 오간도와 함께 공동 2위다. 구단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 올랐던 팀이 올해도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외국인 선수에 과감한 투자를 결정했다.
외국인 선수 교체 외에 선수단에 큰 변화는 없다. 다만 젊은 팀컬러를 입히기 위한 시도가 시작됐다. 김경문 NC 감독은 비시즌 해외 전지훈련에 이호준, 이종욱 등 베테랑들을 참여시키지 않고 2군 선수들과 국내에 남도록 했다. 지난해 가능성을 보인 김성욱, 김준완 등에게 서서히 무게중심을 옮기기 위한 준비로 보인다.
지난 3년간 NC는 준플레이오프 참가, 플레이오프 참가, 한국시리즈 참가로 한 단계씩 계단을 밟고 올라갔다. 전력 안정화를 꾀하는 NC가 올해는 어떤 성적을 올릴지 관심이 모인다.
# 두산, 왕조 구축할까
야구팬들에게 ‘왕조’라 불리는 팀들이 있다. 1980년대 해태, 1990년대 후반 현대, 2000년대 SK, 2010년대 삼성이 그들이다. 이들은 전성기 당시 3회 이상의 우승을 달성하며 이 같은 칭호를 받았다. 이에 2연패를 이루며 ‘역대급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두산이지만 아직까지 왕조라 부르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말이 나온다.
두산은 외부 평가에 동요하지 않고 3연패를 노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지난해 우승을 차지한 전력에서 큰 변화가 없다. 외국인 선수 3인이 모두 재계약을 했고 주전급 국내 선수들도 그대로 팀에 남아있다.
2015 한국시리즈 MVP 정수빈이 군복무를 위해 이탈했고 내야수 이원석이 FA로 이적했지만 지난해 우승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았다. 허준혁과 윤명준의 입대도 두산에 큰 마이너스는 아니다. 지난해 말 군복무 이후 팀으로 복귀한 이용찬과 홍상삼으로 충분히 메울 수 있다는 평가가 있다.
전력에 대해 칭찬 일색인 두산에도 한 가지 약점으로 꼽히는 부분은 불펜이다. 특히 지난해 여름 부상으로 수술을 결정하고 올 시즌도 복귀가 불투명한 정재훈의 존재가 아쉬울 수밖에 없다. 여름 이후 등판하지 못했지만 두산이 우승을 차지하는데 까지 정재훈의 공이 컸다. 이번 시즌 그의 공백을 대처하는 것이 두산의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포지션마다 유망주를 배출해내는 ‘화수분 야구’로 유명세를 탔다.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는 8명의 선수가 대표팀에 차출되며 ‘국대 베어스’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대표팀은 부진한 성적에 비난을 받았지만 두산 선수들만큼은 어느 정도 역할을 해내며 질타를 다소 벗어났다. 다만 이른 시점부터 몸을 끌어올렸기에 시즌 컨디션 조절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