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의 이 같은 지지율 급락은 역대 정권의 초창기와 비교해볼 때 극히 이례적인 현상이다. 리서치 앤 리서치가 발표한 ‘역대 대통령의 취임 초기 대통령 지지도 비교’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초반(100일 기준) 김대중 전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보다 현저하게 낮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취임 초 지지율 53.2%를 기록했던 이명박 대통령은 쇠고기 파동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29.3%를 기록하는 급락세를 보였다. 김대중 전 대통령(80.3%→77.1%)과 노무현 대통령(75.1%→70.9%)이 취임 초 지지율 변화가 크지 않았던 것과 비교하면 뚜렷한 대조를 보이고 있는 것. 리서치 앤 리서치의 배종찬 팀장은 “29.3%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지지도인 33.7%보다도 낮은 수치”라며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은 박빙의 승부로 대통령이 되었다. 그러나 큰 표 차로 이긴 이명박 대통령은 기대치가 컸던 반면 여러 가지 악재와 만나면서 매우 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이 고위 공직자들의 재산 파문으로 임기 초 역대 대통령에 비해 낮은 수치(53.2%)의 지지율로 출발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의 지지율 급락은 더욱 눈에 띄는 대목이다.
배 팀장은 이어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의 동정론도 있었지만 이 대통령은 동정론도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FTA라는 중장기적 이슈를 극복할 반전기회가 없다면 지지율 회복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앞으로 이런 난국을 헤쳐가기 위해 이명박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김병후 박사는 “언젠가 터질 일이 미리 터진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국민들 정서와의 괴리감을 빨리 인지하고 이를 어루만지는 것이 대통령으로 먼저 해야 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배종찬 팀장은 “현재의 야권은 한나라당 지지 이탈세력을 끌어가지 못하는 딜레마에 놓여 있다. 사태 수습 과정에서 ‘친국민적 정서’ 아래 이명박 대통령 특유의 추진력을 발휘한다면 예상외의 반전을 노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성아 기자 lilychic@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