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20주년을 맞이한 가요계의 ‘전설’은 건재했다. 예전의 영광뿐만 아니라 앞으로 있을 미래에 대한 포부까지도 확실히 밝혔다.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더 리버사이드 호텔에서 클론(구준엽, 강원래)의 20주년 기념 앨범 발매 기자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박정훈 기자
29일, 90년대 후반 가요계를 강타했던 듀오 ‘클론’의 데뷔 20주년 기념 앨범 ‘위 아(We Are)’ 발매 기자간담회가 서울 리버사이드 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서 멤버 강원래(48)와 구준엽(48)은 20년의 세월이 흘렀어도 변함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강원래는 “1996년 6월 5일 <가요톱텐> 생방송에서 ‘꿍따리샤바라’로 첫 데뷔를 했었는데 우리 둘이서 처음 무대에 섰을 때가 엊그제만 같다”라며 “구준엽은 디제이로, 저는 교통사고를 당해 새로운 삶을 살고 있지만 앞으로도 클론으로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구준엽도 “오늘 20주년 앨범은 우리가 아직 살아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며 “앞으로 더 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으니 열심히 살아보겠다”고 말했다.
적게는 30대부터 많게는 50대까지 많은 팬들이 추억의 가수로 기억하고 있는 클론은 그 우여곡절로도 대중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1996년 데뷔 이후 ‘꿍따리샤바라’ ‘돌아와’ ‘초련’ 등 히트곡으로 한국은 물론 대만에서까지 절정의 인기를 만끽한 ‘한류 1세대’였지만, 2000년 강원래의 교통사고로 갑작스럽게 모든 활동을 중단해야 했다.
지난 2005년 재활훈련을 마친 강원래의 ‘휠체어 안무’로 눈길을 끌었던 5집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클론을 볼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대중들에게는 물론, 클론에게도 이번 20주년 기념 앨범은 감회가 깊을 수밖에 없다. 이번 앨범명인 ‘위 아’에도 클론의 감회와 앞으로의 포부가 담겨 있다.
강원래는 “가끔 사람들한테서 ‘너희 아직도 클론하냐’는 질문을 들을 때가 있다. 그 사람들에게 ‘그렇다, 예스 위 아(Yes, we are)’라고 대답해주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클론을 기억하는 팬들도 클론과 함께 나이를 먹은 만큼 그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도 원숙해졌다. 20대의 클론이 ‘꿍따리샤바라’로 열정적인 젊음을 추구했다면 40대의 클론은 ‘에브리바디’로 동세대 팬들에게 멈추지 말고 즐기고 살도록 응원하고 독려한다.
강원래는 “나는 내가 아직 젊다고, 그리고 내 인생의 최고의 명성은 아직 받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나처럼 우리 세대들이, 30~50대 친구들이 나이 들었다고 포기하지 말고 계속해서 꿈을 가지고 열심히, 신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데뷔 20주년, 그리고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던 5집 앨범 발매 이후 12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클론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구준엽은 “요새 인기가요나 뮤직뱅크 같은 프로그램에는 정말 조카 같은 분들이 많이 나오시니까 저희가 그 무대에 서는 건 좀 아닌 것 같다”라며 “다만 저희가 설 수 있는 무대, 저희 나이에 맞는 그런 곳에 가서 노래도 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도 하고, 콘서트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또 하고, 그럴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한편 클론의 데뷔 20주년 기념 앨범 ‘위 아’는 29일 정오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됐다.
타이틀곡 ‘에브리바디’를 포함해 가수 에일리가 피처링으로 참여한 ‘밤디라리라’, ‘고 투모로우(Go Tomorrow)’ 등 EDM 장르의 신곡 3곡과 클론의 히트곡인 ‘초련’과 ‘난’을 EDM으로 리믹스한 곡이 수록됐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