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광대 학위 수여식장의 노무현 전 대통령. | ||
가장 많은 명예박사 학위 보유자는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 무려 13개의 국내외 대학 명예박사학위를 갖고 있다. 고려대 경제학 명예박사, 경희대 경제학 명예박사, 원광대 정치학 명예박사, 카톨릭대학 법학 명예박사, 공주대 교육학 명예박사, 에모리대 법학 명예박사, 포틀랜드주립대 인문학 명예박사, 시드니대 법학 명예박사, 조지타운대 인문학 명예박사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은 지난 2006년엔 그의 ‘정적’이던 박정희 전 대통령과 인연이 깊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이사장을 맡기도 했던 영남대에서 명예 정치학박사 학위를 받아 화제가 됐다. 당시 그는 ‘동서화합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는 의중을 밝히기도 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도 11개의 명예박사 학위를 갖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은 미국 일본 러시아 프랑스 등 여러 외국 대학으로부터 명예박사 학위를 받아 눈에 띈다. 미네소타주립대 법학 명예박사, 타우슨주립대 문학 명예박사, 조지타운대 인문학 명예박사, 미네소타주립대 법학 명예박사(미국), 와세다대 법학·정치학 명예박사(일본), 모스크바대 정치학 명예박사(러시아), 소르본대 철학 명예박사(프랑스) 등과 원광대 정치학 명예박사 학위를 갖고 있다.
초대 이승만 대통령은 미국 프린스턴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은 ‘진짜 박사학위’ 보유자다. 이 전 대통령은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하버드대학원에서 석사를 거쳤다. 이 전 대통령은 이후 서울대와 조지워싱턴대, 베트남 사이공대 등에서 정치학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바 있다.
▲ 시드니대학 학위 수여식에 참석한 김대중 전 대통령. | ||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역시 명예박사 학위를 가지고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미국 페퍼딘대에서 명예 정치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노태우 전 대통령은 미국 조지워싱턴대 명예 법학박사 학위와 러시아 모스크바대의 명예 정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정식학력은 부산상고 졸업이 최종학력이지만 3개의 명예박사 학위를 갖고 있다. 러시아 모스크바대(2004년), 알제리 알제대(2006년)에서 각각 명예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국내대학으로는 원광대에서 지난해 6월 명예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은 바 있다. 노 전 대통령은 대통령 시절 ‘학력콤플렉스가 있는 것 아니냐’는 야권의 질타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는데 그 때문인지 명예박사 학위에 대한 자부심이 남달랐다는 후문이다.
수많은 정치인들이 명예박사 학위 받는 일을 마치 ‘훈장’인 양 자랑스레 여기는 반면 박정희 전 대통령은 명예박사 학위를 단 한 개도 갖고 있지 않아 눈길을 끈다.
박 전 대통령은 주위 참모들이 명예박사 학위 수락을 제안하면 “다 쓸데없는 일”이라며 거절했다고 한다. 박 전 대통령은 그때마다 “일 잘해서 국민들 잘 살 수 있게 하는 게 최고의 박사야, 임자들은 그런데 신경 쓸 시간 있으면 어떡하면 수출을 많이 할 수 있는지 연구해 봐”라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현 이명박 대통령도 취임 이전 이미 5개의 명예 박사학위를 받아 눈에 띈다. 이 대통령은 1998년 한국체대에서 이학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데 이어 서강대 경영학 명예박사(2004), 카자흐스탄 국립유라시아대(2004), 몽골국립대(2005), 목포대(2005) 등에서 명예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어 지난 9월 30일에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로부터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명예박사학위를 받은 바 있다. 아직 취임 초기임에도 명예박사 학위 6관왕에 오른 셈이다.
조성아 기자 lilychic@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