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파기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이편한세상 오션테라스> 현장
[부산=일요신문] 하용성 기자 = 부산 수영구청이 관내 아파트 신축 공사현장 부지에서 악취가 발생하고 폐기물이 다량 나온다는 민원을 접수한 뒤에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해 빈축을 사고 있다.
문제가 불거진 곳은 대림산업 계열 ㈜삼호가 시공하는 수영구 민락동 ‘이편한세상 오션테라스’ 아파트 건설현장.
해당 현장은 현재 사업부지에 아파트 건축의 기초를 다지기 위한 터파기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그런 가운데 최근 들어 해당 현장과 관련한 민원이 수영구청에 접수됐다. 심한 악취가 발생하고 폐타이어 등이 섞인 폐기물이 발생했다는 민원이었다.
이에 수영구청 건축과는 환경담당 부서에 민원사항을 확인하라는 협보공문을 보냈다.
그러자 수영구청 환경위생과와 청소행정과 관계자들이 지난 3일 ‘이편한세상 오션테라스’ 현장을 찾아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의아한 점은 이후 발생했다. 수영구청 환경담당 공무원들이 현장을 직접 찾았으나, 이후 진행된 조치는 악취 발생 지점을 부직포로 덮은 게 전부였다.
특히 수영구청 환경위생과는 아무런 행정조치도 취하지 않고 단지 ‘인근 포장마차에서 유입된 생활오수가 토양에 유입됐을 것으로 추정된다’라는 내용의 회신만을 건축과에 전달했다.
수영구청 환경위생과 관계자는 “현장에 가보니 분뇨로 추정되는 악취가 나고 있어 부직포로 현장을 덮도록 조치했다. 이후 건축과에 의견을 담은 회신을 보냈다”고 말했다.
여기에서 심각한 모순이 생긴다. 환경담당부서 관계자 스스로가 분뇨로 추정된다고 밝히고서는 정작 건축과로 보내는 회신에는 포장마차에서 유입된 생활오수로 인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나타냈기 때문이다.
주지하다시피 포장마차에서 유입되는 생활오수에 분뇨가 포함될 여지는 거의 없다. 이에 앞서 분뇨와 생활오수는 명백하게 다르다.
수영구청 건축과는 환경위생과의 회신을 기초로 단순 악취발생 민원으로 판단하고 아파트 시공사인 ㈜삼호로부터 이행 계획을 받고는 민원을 종결했다.
주민들은 수영구청의 이 같은 태도에 분통을 터뜨렸다. 주민 A씨는 “심한 악취가 발생한 흙을 그냥 부직포로 덮어 놓는다는 게 말이 되냐”며 “특히 건설업체의 이행 계획만으로 주민생활의 막대한 불편을 초래한 민원을 마무리한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삼호가 시공하는 ‘이편한세상 오션테라스’는 부산 최초로 일반 아파트 전 층에 테라스 설계(일부 세대 제외)와 전 동 필로티 설계를 적용하면서 청약 당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지난 7월 20일 진행된 1순위 청약에서 1~4단지 총 718가구 모집(특별공급 제외)에 총 16만3787건(중복청약 포함)이 접수돼 평균 경쟁률 228대 1을 보였다.
수영만 매립지에 건설되는 대단지 아파트인 이곳은 2020년 1월 입주가 예정돼 있다. 단지는 지하 3층~지상 최고 26층 아파트 14개동, 전용면적 84~160㎡이며, 총 1,038가구 규모로 구성된다.
해당 아파트가 들어서는 수영만 매립지는 경제개발이 한창 진행되던 1970년대에 조성된 탓에 환경단체로부터 중금속이 포함된 산업폐기물이 대거 매립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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