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장제사가 말발굽을 검사하고 있다.
[부산=일요신문] 송희숙 기자 = 유일하게 신발을 신는 동물이 말(馬)이다. 경주마·승용마가 능력을 발휘하는데 가장 중요한 ‘편자’는 단순한 보호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말의 건강 및 경주 성적과도 직결된다. 때문에 서양 속담에 ‘발굽이 없으면 말도 없다.(NO hoof, no horse!)’라는 격언이 있을 정도다.
한국경마는 2016년 ‘파트3’에서 ‘파트2’로 격상됐다. 세계 경마의 3부리그에서 2부리로 승격해 경마선진국 반열에 올랐다고 봐도 된다. 그러나 인프라는 여전히 영국, 미국 등 경마 선진국과 비교해 뒤쳐진 것이 사실이다.
장제(裝蹄) 역시 마찬가지다. 장제기술은 각종 발굽 질병을 예방하고 말들의 능력을 최대로 끌어내는데 막중한 역할을 한다.
이에 최근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이 말산업 현장의 말발굽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선진 장제기술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렛츠런파크 부경 동물병원은 PARTⅠ국가 출신의 외국인 장제사 숀 홀랜드(52세, 남)를 고용해 장제치료를 협업해 오고 있다.
숀 홀랜드는 영국·싱가포르 등 경마현장에서 일반 장제뿐만 아니라 경주마·승용마의 특수(치료)장제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다. 장제는 크게 일반 장제와 특수장제로 나눈다.
일반장제는 말발굽을 정기적으로 깍아 편자를 달아주는 것이다. 이에 반해 특수장제는 발굽에 질환이 있는 말들을 치료하는 것으로 특별한 편자를 사용하는 등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렛츠런파크 부경은 민간목장을 방문해 선진 장제기술 및 말굽관리 노하우를 전파하고, 경주마를 대상으로 한 맞춤형 치료장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찾아가는 발굽관리 서비스’로 고민상담 척척..전문수의사·외국인장제사 민간목장 방문
부경 동물병원 임어진 수의사와 숀 홀랜드 장제사는 지난 8월 17일 전북 익산시의 두리목장과 애밴애셀 승마장을 방문했다.
해당 목장에 휴양중인 경주마 또는 육성마를 대상으로 일반·치료장제를 실시하는 등 민간에서는 접하기 힘든 기술을 전파하였다. 임어진 수의사는 발굽질환을 진단하고, 홀랜드 장제사는 발굽검사 및 관리요령, 장제기술 공유를 담당했다.
홀랜드 장제사는 “육성마에서 발생하기 쉬운 발굽 질환과 관리 요령을 민간목장 장제사와 공유했다.”며 “한국에 있는 동안 다양한 민간 목장을 방문해 선진 장제기술 노하우를 알려주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아픈 부경 경주마 돌보는 ‘맞춤형 치료장제’ 서비스 제공
렛츠런파크는 금년들어 집중치료가 필요한 부경 경주마를 대상으로 장제사와 수의사가 함께하는 ‘치료장제’ 협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상질병은 치료가 어려운 발굽 질환으로, 부경 동물병원 외국인 장제사(숀 홀랜드)와 전문 수의사 4명이 협업하여 치료한다. 치료장제 적용대상 난치성 발굽질환에는 감염성, 외상성 질환 등이 있다.
동물병원은 도움을 필요로 하는 경주마방을 방문하거나 동물병원에 내원하는 경주마를 대상으로 치료장제를 실시한다. 현재까지 200여건의 진료를 실시하였고, 아임유어파더·부활의 반석 등 부경에서 성적이 좋은 대표 경주마들이 애용할 정도로 만족도가 높다고.
김병현 한국마사회 부경 동물병원 팀장은 “경주마들은 생각보다 변형된 발굽이 많아 수의사 단독 진료만으로는 최적의 치료가 되기 힘든 부분이 있다”며 “실제로 발굽을 적절히 컷팅하고 신기 편한 편자를 만드는 전문 장제사의 도움이 필수적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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