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참고=리서치앤리서치 | ||
그런데 최근의 여론조사에서 잇따라 30%대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이 대통령의 지지도가 상승세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과연 MB 정부에 등 돌렸던 ‘집토끼’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는 걸까. 여론조사 전문가들이 분석한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 ‘변화’의 비밀을 들춰보자.
34.8%(1월 31일 한겨레·리서치플러스), 38.1%(2월 1일 여의도연구소:한나라당 자체 조사기관), 36.7%(2월 10일 리서치앤리서치). 최근 조사된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 수치다. 조사기관마다 차이는 있으나 대체적으로 지난해 말과 올해 초 20%대 후반~30%대 초반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지지율이 30%대 중~후반에 이르는 수치를 기록한 것.
과연 대통령의 지지율이 본격적인 상승세로 진입한 것일까. 그러나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그다지 긍정적이진 않은 것 같다.
리서치앤리서치의 배종찬 팀장은 근래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수치는 일시적일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설명한다. 배 팀장은 “지난해 6월 촛불시위 당시 급락했던 지지율이 서서히 회복하면서 10월 말 이후에는 20%대 후반~30%대 초반에서 꾸준한 양상을 보였다. 최근의 조사수치 몇 개로 고무적이라고 평하기엔 무리라고 본다. 아직은 보합세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윤희웅 연구원은 “최근 지지율이 올라간 것은 분명하지만 이 수치를 단순하게 평가하긴 어렵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지지율 상승=인기도 상승’이라고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최근의 지지율 변화에 대해 ‘상승세다’ ‘여전한 보합세다’ 등 평가는 엇갈리지만, 기존보다 높은 수치가 나온 ‘이유’에 대한 분석은 대체로 일치한다. KSOI 윤희웅 연구원은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의 비판이 여전함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지지율 수치가 올라간 것은 더 이상의 ‘대통령 흔들기’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즉 어려운 경제상황에 시달리는 국민들이 일종의 ‘체념적 지지’를 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리서치앤리서치 배종찬 팀장은 한 가지 분석을 덧붙였다. “대안이 없을 경우 기존의 지지대상에 힘을 한 번 더 실어주려는 심리가 있다. 이 대통령에 대한 불만이 가시지 않았으나 야당이나 기타 정치인을 그 대안세력으로 보지도 않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은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은 우리나라 국민이 얼마나 착한지 보여주는 방증이고 국민들이 싫으나 고우나 대통령을 믿고 따라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지역별·연령별 특색에서는 눈에 띄는 점이 있었다. 지난 1월과 2월 리서치앤리서치의 월간 정례조사를 살펴보면 인천·경기 지역(39.5%→33.3%, 6.2%p 감소)과 광주·전라 지역(22.0%→16.4%, 5.6%p 감소)에서 대통령 지지율 감소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연령대별로는 40대에서 지지율이 41.8%(1월)→34.5%(2월)로 7.3%p나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이 기간에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대체적으로 상승했으나 이 조사에서는 39.4%(1월)→36.7%(2월)로 다소 감소했다.
취임 1주년을 맞은 이 대통령은 최근의 지지율 상승을 기반 삼아 앞으로 국정 운영에 좀 더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큰 흐름상의 지지율 추이를 살펴보는 것이 현명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리서치앤리서치 배종찬 팀장은 “아직까지 오름세라고 보기엔 섣부르다. 상승국면에 조금 치우친 강보합세 정도로 봐야 할 것이다. 별다른 이슈가 없다는 전제라면 기업들의 회계연도 결산이 마무리되고 노동계의 ‘춘투’가 시작되는 3월의 지지율 흐름이 관건이 되리라고 본다. 이 시기의 지지율이 4월의 재·보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성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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