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본, 올 초 집배원 근무환경 개선 따른 대책 일환
- 집배원 안전사고 중 대부분 차지하는 이륜차 사고 대비한 것
- 기존 비해 강도 6배 강화… 시야확보, 통풍 기능면도 크게 개선
- 올해 시외구 중심 5000개 우선 보급, 내년, 내후년 각각 5000개씩 추가 보급
[대구·경북=일요신문] 최창현 기자 = 우체국 집배원들의 안전모(헬멧)가 15년만에 안전성과 기능이 한층 강화된 맞춤형으로 개발되어 바뀐다. 빠르면 이달부터 일선 집배원들에게 보급된다.
앞서 올해 초 우정사업본부(이하 우본)는 집배원들의 근무환경 개선에 따른 대책을 마련했다. 근무시간 단축과 차량배달 확대 등 근무환경을 개선으로 이중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안성정이 강화된 맞춤형 안전모 보급도 포함됐다.
이에 따르면 집배원 이동 거리를 단축하기 위한 집배 센터, 중간보관소 등 거점을 확대하고 무인우편함 등을 추가로 설치, 운영하는 등 배달 여건을 개선한다. ‘순로 구분기(받는 사람의 주소를 인식해 배달순서를 자동 정렬해주는 장치)’ 234대 추가 보급과 개인디지털단말기(PDA)교체, 이 밖에도 농어촌 지역의 이륜차를 대신할 자동차 전환과 맞춤형 안전모 보급 등이다.
우체국 집배원들의 안전모가 15년만에 안전성과 기능이 한층 강화된 맞춤형으로 개발되어 바뀐다. 이달부터 일선 집배원들에게 보급된다. 사진은 이번에 개발·보급될 집배원 맞춤형 이륜차 안전모.
무엇보다 이번 집배원들의 안전모 보급은 집배원들의 안전사고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륜차 사고에 대비한 것으로 보여 진다. 실제 이륜차는 교통사고의 위험성은 물론 사고 발생시 치상률 또한 높아 기능과 안전성이 강화된 안전모 보급이 시급하다는 여론이 꾸준하게 제기돼 왔다.
이번에 보급되는 안전모는 우정정본부와 노조, 외부전문가가 함께 지난 2015년 10월께부터 추진, 시제품을 개발했으면 올 6월까지 안정성 시험을 완료했다.
우체국 집배원들의 안전모가 15년만에 안전성과 기능이 한층 강화된 맞춤형으로 개발되어 바뀐다. 이달부터 일선 집배원들에게 보급된다. 사진은 이번에 개발·보급될 집배원 맞춤형 이륜차 안전모.
기존 머리 부분만 보호되는 안전모와 달리 안전성 및 기능이 크게 개선됐다는 것이 우본측의 설명이다. 강도는 기존 안전모에 비해 6배가 강화 됐으며, 관자놀이, 뒷목 등 보호부위도 확대 했다. 시야확보와 통풍을 잘되게 해 기능면에서 크게 개선시켰다.
특히 기존 안전모는 하절기(하프형)과 동절기(제트형)으로 두가지를 보급했으나, 이번에 개발된 안전모는 하절기, 동절기 구분 없이 사계절용(오픈페이스형)으로 제작됐다.
우본은 우선 이달부터 1만5000개를 제작해 각 지방 우정청에 연차별로 보급하기로 했는데, 먼저 다음달말까지 전국 시외구 중심으로 5000개를 보급한다. 이후 내년, 내후년에 걸쳐 각각 5000개씩 추가로 보급할 예정이다.
이를 보면 서울청의 경우 다음달 말까지 236개를 보급하고, 경인청 1140개(10월17일), 부산청 621개(11월30일), 충청청 780개(10월31일), 전남청 583개(11월30일), 경북청 742개(10월31일), 전북청 379개(11월30일), 강원청 422개(10월31일), 제주청 129개(11원30일)가 일선 집배원들에게 보급된다.
이와 관련 전국우정노조 산업안전본부는 집배원들의 안전사고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륜차 운영 관리 사고에 대비한 올해 집배원 맞춤형 안전모 제작, 보급과 관련, 사전 안전모 제작업체를 직접 방문해 안전모에 대한 검수 작업을 마친 상태이다.
우본 한 관계자는 “이번에 보급되는 맞춤형 안전모는 집배 종사원들의 안전사고 방지와 근무환경 개선에 따른 대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라며, 이륜차를 몰고 우편업무를 보는 집배원들에게는 한 분도 빠짐없이 순착적으로 보급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앞으로도 집배 종사원들이 사고 없이 더욱 안전한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부족한 부분은 보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최명길 국민의당 의원이 우정본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올 9월까지 우정사업본부 종사자 218명이 목숨을 잃었다. 2012년 38명, 2013년 37명, 2014년 38명, 2015년 35명, 지난해 38명, 올해는 9월 현재 32명이다.
이는 연평균 37명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나, 이를 두고 장시간 고강도 근무환경이 원인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우본이 분류한 사망원인을 보면 질병 사망이 144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자살(34명)·교통사고(29명)·익사(4명)·추락사(2명) 순이었다. 기타 사망원인에는 감전사고·저체온증·압사로 인한 사망이 포함됐다.
사망자 중 순직으로 인정된 사람은 24명(11%)에 그쳤는데, 순직자 중에는 교통사고로 숨진 경우가 14명으로 가장 많았다. 질병은 8명, 압사·추락사는 각 1명이었다.
최 의원은 우정본부 직원 사망의 주요한 원인으로 열악한 근로환경을 지목했는데, 최 의원에 따르면 올해 6월 경기도 가평우체국 휴게실에 쓰러져 뇌출혈로 사망한 집배원 A씨의 사망원인은 질병이었다. 하지만 A씨는 사망 전날 늦게까지 비를 맞으며 일했다. 사망 당일에는 오전 6시에 출근해 출장준비를 하다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올 5월 화물차와의 충돌로 숨진 대구 달서우체국 집배원 B씨의 경우 자신의 구역이 아닌 다른 구역에서 다른 집배원의 배달 몫을 나누는 겸배를 하다 사고를 당했다.
우정사업본부 ‘집배업무 종사자의 평균 근로시간’에 의하면 지난해 집배노동자 평균 노동시간은 2531시간, 월평균 초과노동시간은 50시간이었다. 지난해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노동시간인 1763시간보다 768시간이나 많다. 우리나라 평균 노동시간인 2069시간보다 462시간이나 많다.
최 의원은 ”집배노동자 처우개선과 노동시간단축은 물론 창구업무에 종사하는 감정노동자와 각종 마케팅에 내몰리는 내근직 노동자에 대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하며, ”사망원인을 면밀히 분석해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고 업무와 연관될 때에는 적극적인 피해보상과 명예회복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cch@ilyo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