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트윈타워 전경. 박정훈 기자
[일요신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춤하며 코스피가 2500선을 좀처럼 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시장을 주도했던 대형 IT주 상당수가 비틀거리고 있다. 하지만 유독 잘나가는 종목이 하나 있다. LG전자다.
LG전자 주가는 10월 들어 8거래일 동안 18% 급등했다. 올 들어 상승폭은 87%로 삼성전자(50%)를 압도하고, SK하이닉스(81%)까지 넘어설 정도다. LG전자는 2011년 이후 수차례 랠리에도 불구하고 9만 원선을 넘지 못했지만, 이달 들어 저항선인 9만 원을 넘어서 6년여 만에 10만 원 고지 탈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 마진이 가장 높다는 스마트폰 부진이 여전한데 어떻게 이런 고공행진이 가능할까.
올 상반기 LG전자 실적을 이끈 것은 공기청정기와 무선청소기 등이다. 심각해진 미세먼지 문제는 공기청정기와 무선청소기 매출을 단숨에 끌어올렸다. 특히 LG는 ‘비싸게 파는’ 프리미엄 전략을 펼쳤다. 무선청소기의 경우 경쟁 ‘다이슨’보다 더 높은 가격표를 붙였다. ‘너무 비싸다’던 건조기와 스타일러도 불티나게 팔렸다. 전통적인 ‘효자’ 상품인 에어컨과 TV도 제 역할을 해줬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주가는 미끄럼을 탔다. 저항선인 8만 원 중반에서 쏟아져 나온 차익매물 탓이다. 7만 원대도 힘없이 무너졌다. LG전자는 세탁기 신제품을 돌파구로 제시했다. 주가는 다시 반등했다. 하지만 9월 들어 미국이 한국 가전업체의 세탁기에 중관세를 부과하는 세이프가드를 발동했다. 주가는 다시 9만 원 아래로 미끄러졌다. 그런데 10월 들어 주가는 다시 급등했다. 외국인들의 공격적 매수 덕분이다.
노근창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한국, 베트남, 중국, 멕시코 등에서 세탁기를 생산하고 있는데 세이프가드로 북미 수출 제품에 대해 높은 관세가 부과될 수는 있다”면서도 “한국에서 생산된 세탁기에 대해 무관세여서 창원공장을 통해 일시적으로 대응이 가능하고, 내년 말 미국 테네시 공장이 조기 가동되며, 선박으로 수출하는 세탁기 특성상 이미 내년 5월 판매분까지는 북미 물류 창고에 선적이 돼 있다”고 설명했다. 노 연구원은 특히 “LG전자의 프리미엄 드럼 세탁기는 소비자들의 브랜드 선호도와 충성도가 경쟁품인 월풀(Whirlpool) 높아 가격저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