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수영복 매장에서 여성고객이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부산=일요신문] 송희숙 기자 = 직장인 이수정(34)씨는 올해는 여행객들로 붐비는 극성수기를 피해 미리 뒤늦은 휴가를 계획했다. 출국일이 다가오면서 휴가 때 입을 수영복을 하나 장만하기 위해 백화점으로 나선 수정씨는 내심 겨울이라 수영복 디자인이 많이 없으면 어쩌지하는 걱정이 앞섰지만, 이미 고객들로 붐비고 있는 매장 풍경을 보며 안도감과 놀라움을 동시에 느꼈다.
이처럼 한 겨울이 다가오지만 유통가 수영복을 찾는 이들은 오히려 크게 늘고 있다. 바로 철없는 여행객이 매년 늘고 있기 때문.
최근 비용 등의 이유로 휴가 극성수기인 7~8월을 피해 한때 비수기라 불리던 겨울철 동남아 등지로 여행을 떠나는 ‘철없는 여행객’이 늘면서 때 아닌 11월에 여행 용품 성수기가 찾아오고 있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5일까지 여행 용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수영복 23.6%, 캐리어 184.5%, 골프 53.9%으로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한때 수영복 등 여행 용품 비수기라 인식되던 겨울 시즌에도 이렇게 여행 용품이 인기를 얻는 데는 바로 이 기간 저가의 비용으로 짧게나마 동남아 등지로의 해외 여행을 즐기려는 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공항공사 자료에 따르면 11월~12월에 김해공항을 통해 대만, 라오스,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 등지로 여행을 떠난 여행객 수는 지난 4년간 181.9%나 증가했다.
이처럼 여행 용품의 성수기 판도가 서서히 바뀌기 시작하자 백화점 등 유통가도 이에 발맞춰 관련 행사 및 프로모션을 더욱 강화해 나가는 모양새다.
부산지역 롯데백화점은 내달 초까지 수영복 및 캐리어 브랜드 최대 20~30% 세일을 진행한다.
뿐만 아니라 골프 사계절 상품전을 대대적으로 개최해 겨울 시즌이지만 반팔 티셔츠 등 여름 상품 입고 물량을 늘려 할인 행사를 펼친다. 캘러웨이, 파리게이츠, 핑, 르꼬끄골프 등 골프 유명 브랜드가 대거 참여해 특히 여름 상품을 최대 70%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며 일정 금액 이상 구매시 추가로 상품권을 증정하는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한편 롯데백화점은 해당 기간 레드캡투어(Redcap tour)와 연계해 사이판, 태국, 일본 등지로 떠나는 해외 골프 여행 패키지 상품을 선보이며, 예약 고객 대상 항공 커버 및 롯데상품권을 증정하는 특별 행사를 마련했다.
이처럼 연중 내내 해외 여행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여행 용품부터 상품까지 여행테마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편집 매장까지 나타나고 있다.
지난 9월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4층에 지역 최초로 문을 연 ‘라이프 이즈 저니’ 매장이 바로 대표적이다. 캐리어를 비롯한 목베개부터 칫솔까지 여행 필수 용품은 물론 여행지 안내 서비스까지 한자리에서 해결 할 수 있는 ‘원스톱 여행 솔루션’을 제공한다.
특히 매장 중심에 자리잡은 ‘트래블 플래너’ 키오스크는 맞춤형 여행 정보를 빠르게 제공하고 있어 많은 이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키오스크에 여행 인원, 기간, 목적, 예산 등의 현재의 여행 조건을 입력하면 그동안 여행자들의 정보가 모여 만들어진 빅데이터에 기반해 최적의 여행지를 바로 추천해주고, 여행지의 현재 날씨, 즐길거리 등 다양한 현지 여행정보를 쉽게 알 수 있어 여행을 준비하고 있는 이들에게 핫 플레이스로 뜨고 있다.
롯데백화점 상품본부 이성현 바이어는 “최근에는 극성수기를 피해 여행을 즐기려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겨울철이지만 여름 관련 상품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며 “올해는 사전에 그 수요를 감안해 기존의 겨울 상품전을 사계절 상품전으로 바꾸고 여름 상품 입고 물량도 최대 4배 이상 늘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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