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산 솔렌스힐 아파트 화단에 H빔이 그대로 노출돼 있어 부실공사라는 오명을 받고 있다
[경남=일요신문] 정민규 기자 = 벽산엔지니어링(벽산e)이 아파트 건설 도중에 발생한 건설폐기물을 조경시설(화단)에 매립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벽산e는 거제시 상동동 산 82번지 일원에 아파크 총 1,877세대를 단계적으로 짓고 있다.
앞서 거제에서는 국내 1군 건설사를 자처하는 A건설, B건설이 아파트 건축부지 내에 폐기물을 불법매립하다 적발된 사실이 있다.
거제지역에 불어온 아파트 건설 열풍이 지역의 주거환경을 한층 격상시키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에 찬물을 끼얹은 일이었다.
이러한 두 사건이 발생한지 불과 1여개월도 지나지 않아 벽산e가 똑같은 일을 반복했다.
건설사들이 주의를 기울이고 있을 만도 하지만 폐기물 불법매립이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묻어버리면 그만’이라는 건설사의 안일한 공사현장 관리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일선 현장에서는 어느 것이 폐기물인지에 대한 개념이 정리되지 않고, 특히 폐기물에 대한 정의조차 구분도 하지 못하는 관계자가 현장을 책임지고 있어 더욱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폐기물 관련 환경부 지침에는 ‘폐콘크리트, 폐아스팔트콘크리트, 폐벽돌, 폐블록 등이 섞인 것은 건설폐토석으로 관련법에 따라 중간처리업자에 의한 재활용을 할 수 있으며, 기존구조물 외에 당해공사를 위하여 직접 설치한 구조물 등은 건설폐기물로 처리해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살펴보면 벽산e가 조경공사에 사용한 토석에 폐콘크리트, 페인트 통 등이 섞인 것은 건설폐토석으로 폐기물 관련법에 의해 중간처리업자에 의해 분리·선별 후 재활용해야 한다는 관련 규정을 심각히 위반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
또한 공사를 위해 방음휀스를 설치할 목적으로 설치한 H빔을 철거하면서 콘크리트기초 5개를 그대로 땅속에 둔 채 매립하려다 이번에 적발됐다.
벽산e 관계자에 따르면 “방음펜스는 한 달여 전에 철거했으나, 며칠 전에 시로부터 울타리 연장 요구가 있어 기초로 사용할 것이다”면서 “조경토에 섞여있는 폐기물은 골라내고 있는 중이며, 콘크리트 기초는 문제가 되면 폐기물 처리하겠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해명은 분명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 우선 한 달 전에 펜스를 철거했다고 하면서 콘크리트 기초는 그대로 남겨둔 점이 의문이다.
거제시에서 며칠 전에 울타리를 연장하라고 해서 울타리 기초로 사용할 것이라 남겨두었다는 해명은 매립하려다 들통이 나자 늘어놓는 궁색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제보자 A씨는 “아파트 현장에서 비일비재하게 이뤄지는 폐기물 매립은 일단 흙으로 덮어버리면 외형상 보이지 않기에 매립되기 전에 밝혀내는 것이 급선무이다”면서 “시의 무관심에 입주예정자만 손해 본다면 어디에서 손해를 보상 받을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벽산엔지니어링 4차 솔렌스힐 공사현장에서 폐기물이 섞인 토석이 존재한다는 게 명백히 확인됨에 따라 거제시 관련부서가 공사부지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입주예정자가 받아야 할 피해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란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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