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위해 만든 모형이 아니다. 국내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실제 거대공룡의 화석. 높이만도 웬만한 2~3층짜리 건물과 맞먹는다.
중국 톈진 자연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선사시대 공룡 오메이사우루스(18m)와 주첸고사우루스(16m) 등 진짜 공룡의 화석(뼈대)들이 사상 최초로 서울에 들어와 삼성동 무역전시관(COEX) 3층 컨벤션홀에서 전시되고 있다. 공개 기간은 지난 4일부터 2월14일까지 42일간.
몸 길이 20m의 쥐라기 공룡 마멘치사우루스(Mamenchisaurus)는 초식동물로 지구상에 존재했던 키큰 공룡 가운데서도 가장 목이 긴 공룡이다. 현존하는 동물들은 돼지나 기린이나 7개의 목뼈를 갖고 있는데, 이 공룡은 19개나 되는 목뼈를 갖고 있어 유연한 목놀림으로 키큰 나무의 잎을 따먹었다.
역시 초식공룡인 16m 길이의 주첸고사우루스는 키뿐 아니라 덩치도 크다. 뼈만 남아있지만 생존시 살이 붙어있을 때는 체중이 30t은 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괴물급’이다. 오리주둥이 모양의 입을 갖고 있는 이 공룡의 화석은 전세계에 두 개뿐이다.
이들 공룡에 비하면 1천만년 전의 시조동물인 매머드는 나이도 한참 어린(?) 데다 덩치도 오히려 ‘비스킷’처럼 보일 만큼 상대적으로 작은 편. 하지만 실제로 눈 앞에서 보게 되는 몸 길이 6미터나 되는 코끼리란 상상만 해도 아찔하다.
오늘날 ‘거대한 규모’의 대명사로 쓰이는 맘모스(매머드)란 말의 느낌을 실감할 수 있다. 말의 시조로 여겨지는 원시 말(Hipparion)과 시조 코뿔소(Coelodonta) 등 포유동물의 시조동물 화석들과 시조새, 원시어류 등 50여 종의 화석들도 함께 전시중이다.
지금까지 공룡을 주제로 한 많은 전시회에서 왠지 허전한 기분이 있었다면 그것은 진짜 공룡이 아닌 축소모형에 만족해야 했기 때문일 것이다. 2억년 전 생물들의 실제 뼈대를 전시한 이 전시장은 으스스한 공룡의 세계를 실감할 수 있는 ‘쥐라기공원’이다. 2천여 평 전시장은 첨단 디지털 음향과 영상효과가 어울려 기나긴 태고의 역사를 되돌려놓았다.
입구의 영상터널은 공룡시대로 돌아가는 현대로부터의 탈출구다. 중생대 트아리스타기 생물인 어룡과 노토사우루스 등 희귀화석 전시관, 초대형 화면을 통해 쥐라기를 재현한 영상공간, 원시밀림관, 그리고 거대공룡을 만날 수 있는 대공룡관을 거치면 직접 공룡의 뼈를 만져볼 수 있는 체험관에 이르게 된다.
어린이들을 위해 공룡모형과 함께 어울리며 사진도 찍을 수 있는 키드랜드도 한켠에 마련됐다. 세계적인 공룡의 낙원 가운데 하나였던 우리나라 남해안의 공룡 발자국과 이빨 화석 등을 만나는 ‘디노 코리아’는 태초생명의 땅 한반도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게 된다. 해남, 고성, 어딘가에 우리가 찾지 못한 한국의 공룡이 아직 묻혀있는 것은 아닐까.
▲전시 정보
기간: 2월14일까지
장소: 서울 삼성동 코엑스 신관 3층
문의: 하이디노 2003 사무국 02-517-1002 http://www.hidin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