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판비치 리조트는 여행사 패키지에 포함되지 않은 괌의 ‘속살’ 이다. 아래는 정글보트를 타고 밀림을 관광하는 모습. | ||
사람이 왜 사느냐에 해답을 내리긴 쉽지 않지만 어떻게 살아야 할까의 문제라면 해답은 의외로 다양하게 나올 수가 있을 것이다. 이번주에는 누구든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여행을 구상해 봤다. 괌으로 떠나는 가족 캠핑, 그리고 가을 산과 리조트에서의 스파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국내 최고의 여행지 단양 나들이를 묶었다. 어느 쪽이든 만족감과 행복감을 느낄 만하다는 점에서 ‘웰빙 여행’이라 이름 붙였다. 무르익는 가을, 우리도 잠시 ‘웰빙족’이 되어볼까.
작렬하는 태양. 끝없이 펼쳐진 푸른 바다. 너른 바다위 곳곳에 기둥처럼 수직으로 뻗어오른 뭉게구름. 하루에도 몇 번씩 샤워기를 틀어놓은 것처럼 흩뿌리는 열대성 국지성 호우 스콜까지. 연중 어느 때 찾아가도 여름 휴가와 같은 해방감과 자유로운 열정을 한껏 즐길 수 있는 사철 휴양지 괌.
밤열차를 타고 떠나듯 한국에서 밤비행기로 4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곳이기에 한국 사람들에게도 이제는 익숙한 곳이다. 그러나 한국 여행자들이 주로 선택하는 패키지형의 여행으로는 괌을 절반도 보지 못하고 지레 식상하기 쉽다. 나머지 절반, 괌의 속살은 어디 있을까.
▲ 관광호텔이 몰려있는 괌의 다운타운인 투몬만 전경. | ||
이판비치 리조트는 한국인 배현준씨 가족이 2대에 걸쳐 개척한 프라이빗 비치다. 거의 모든 숙박 시설이 괌 서쪽 해안의 투몬만에 몰려있는 데 반해 찾는 사람이 적은 동쪽 해안에 한적하게 떨어져 있다. 오랫동안 여행사들의 단체 패키지와는 관계없이 운영했기 때문에 단체여행이 주류인 한국인 관광객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마주치는 이용객들은 거의가 외국인 관광객들이다.
이판비치 리조트의 셔틀버스는 매일 아침 9시30분부터 10시 사이에 관광호텔이 밀집한 투몬가를 순회한다. 이판비치 데일리 투어를 선택한 사람들이 이 버스에 오른다. 준비물은 수영복과 카메라, 그리고 필름 몇 통이면 족하다.
이판에 도착하면 까무잡잡한 구릿빛 피부의 원주민들이 시끌벅적한 한국말 인사와 함께 야자잎으로 즉석에서 만든 물고기, 머리띠 등 원주민 특유의 소박한 물건들로 선물공세를 퍼붓는다. 숏다리 만득이 변강쇠 껄떡쇠 마당쇠 등 저마다 한국 별명을 갖고 있는 이들 원주민들은 한국인 관광객들의 하루 일정에 함께 할 이판비치 전속의 도우미들이다.
방문객들은 먼저 수영복으로 갈아입은 후 스노클링과 카약 등 해양스포츠를 즐긴다. 안전장비와 노란 스노클링 장비를 머리에 두르고 간단한 안전교육을 받은 뒤 잔잔한 바닷물 위에 떠 열대어가 몰려다니는 바닷속 구경을 하는 동안 숏다리 만득이 마당쇠들은 관광객 주변을 맴돌며 익살스런 몸짓과 서투른 한국말로 즐거움을 선사한다.
▲ 위는 폭소를 자아낸 원주민 도우미들의 코코넛 쇼와 국내 TV의 오락 프로그램에도 등장했던 고급스러운 풀장. | ||
오후의 공식 스케줄은 정글리버 크루즈로 시작된다. 기존의 괌 패키지 일정만으로는 구경도 못하던 열대 특유의 정글. 특수하게 제작된 정글 보트는 탈로포포 강물을 거슬러 망그로브며 코코넛 야자나무 등 열대수목이 빽빽한 숲속으로 올라간다. 태평양 전쟁 때 미군을 피해 숨어들어갔던 일본 군인 요코이란 사람이 전쟁이 끝난 줄도 모르고 30여 년이나 홀로지내다 발견됐던 곳이다. 6백년 전 차모로족 선조들의 삶의 터전도 남아 있다.
리조트로 돌아와 실탄 사격, 그리고 원주민들의 코코넛 쇼, 그리고 괌의 전통놀이인 닭싸움 구경을 하고 나면 꿈같았던 데일리 투어는 막을 내린다. 이판비치는 호텔 관광객들을 위한 데일리 투어 외에 방갈로 숙박까지 함께 하는 단체 캠프나 패밀리 패키지도 운영하고 있다. 이판비치 리조트는 국내 여행사들의 패키지에 포함돼 있지 않으나 현지 호텔에서 옵션투어로 이용할 수 있다. 국내에서 미리 예약한 뒤 왕복항공권만 준비하면 리조트 차량의 공항 픽업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요즘 같은 비수기에는 국내 관광지를 다녀오는 비용정도로 이용할 수 있다.
홈페이지 www.ipan.co.kr 괌 연락처(미국 전화) 1-671-777-1223/ 671-888-5690.
구자홍 기자 jhkoo@ilyo.co.kr 최혜숙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