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 이제는 모두 거둬들이고, 오로지 감사하며 용서하는 마음으로 겨울을 준비해야 할 시간. 본디 축제란 한해의 흉허물을 덮고 남자나 여자, 귀족이나 천민이 하나가 되어 함께 배부르고 함께 춤추며 노는 화해의 기회로서 만들어진 통과의례가 아니던가. 풍요로운 자연속의 넉넉한 축제처럼 우리네 세상에도 즐거움과 너그러움이 가득하였으면…. 10월 가을의 마지막 주간을 장식할 전국 축제를 모아본다.
가을걷이가 막바지에 이르는 10월23일부터 26일까지 나흘간 경기도 이천의 행정타운 부지에서 쌀과 농경문화를 주제로 펼쳐지는 향토축제다. 이천 쌀은 조선시대 기록에 질이 우수하고 맛이 좋다는 기록이 여러 번 나올 정도로 자타가 공인하는 쌀이다.
▲ 이천 햅쌀축제에서 돌솥으로 막 지어낸 쌀밥을 먹어 보자. | ||
이천 쌀 농사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특별전시관을 들러보는 것을 잊지 말자. 마당질 체험장에서는 관광객들도 직접 나락을 털어 방아를 찧는 등 향수어린 농촌문화 체험에 참여할 수 있다. 줄다리기에 사용되는 용줄은 신둔면 용면리 주민들이 일주일 동안 꼬아 만든 거대한 새끼줄이다.
마침 지난 9월 시작된 도자기 축제도 아직 진행중이다(30일까지). 햅쌀축제장 바로 위에 있는 설봉공원에서 세계도자 비엔날레와 이천도자기축제를 함께 구경할 수 있다. 가까운 쌀밥집에 들러 ‘임금님 밥상’ 앞에 앉아보자. 산해진미로 상다리가 휘어지게 차려진 밥상에 돌솥으로 막 지어낸 이천쌀밥을 먹고 나면 몸도 마음도 그지없이 든든해질 것이다.
문의 햅쌀축제 추진위 031-644-2602. www.ricefestival.or.kr
이유미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