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이 맞이한 신년 첫 주말.
훌쩍 해맞이 여행이라도 떠나보면 좋겠건만 긴 방학을 맞이한 학생이라면 모를까, 주말 하루 가지고는 이 피로한 여행을 견뎌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아무 이벤트도 없이 맹숭맹숭 새해를 맞기란 좀 그렇지 않은가. 서울 시내 혹은 근교에도 동해 일출 못지 않은 감동으로 해돋이를 볼 수 있는 산악 명소들이 있다. 해맞이 여행을 감행하기 어렵다면 가까운 근교에서라도 새해의 특별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이벤트가 있는 곳을 찾아보자. 막 겨울방학에 들어간 자녀들에게도 긴 휴가의 멋진 시작이 될 것이다.
1. 스릴만점 눈썰매장
스키장도 좋고 썰매장도 좋다. 서울에서 가까워 당일치기 나들이로 충분한 눈썰매장들은 비용도 4천∼8천원 선으로, 새해를 아주 저렴하게 맞는 방법이다.
눈이 내리지 않으면 썰매를 즐기기가 어렵지만 전용 눈썰매장들은 각기 썰매를 즐기기에 적당한 전용 슬로프와 제설기를 갖춰 기온이 크게 올라가지 않는 한겨울 내내 썰매를 즐길 수 있다.
[과천]
서울랜드 ‘산타 눈썰매장’은 어린이들이 즐길 수 있는 썰매 슬로프와 함께 길이 100m, 경사도 17도에 이르는 어른용 코스도 갖추고 있다. 썰매장 주변에서는 10여 개 나라에서 참가한 ‘세계 눈사람 페스티벌’이 열려 훌라춤을 추는 눈사람이나 병정 눈사람 등 세계 각국의 민속을 ‘눈사람’으로 구경할 수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전문 스턴트맨들이 눈 위에서 펼치는 고난도 묘기경연인 ‘스노 스턴트쇼’도 펼쳐져 볼거리가 푸짐하다. 문의 02-504-0011.
▲ 아이들 키보다 큰 눈사람은 어린이들에게 더할나위 없는 추억거리다. | ||
에버랜드는 국내에서 가장 긴 520m 썰매 슬로프를 갖춰 스피드가 가미된 스키썰매를 즐길 수 있다. 특히 스피드를 즐긴다면 에버랜드의 튜브 봅슬레이가 제격. 31일 자정에는 이천세 발의 폭죽을 터뜨리며 30분간 불꽃놀이가 펼쳐질 예정이며 새벽 1시까지 심야 개장한다. 문의 031-320-5000.
[용인]
한국민속촌에도 눈썰매장이 있다. 민속촌답게 옛날 어린이들이 놀던 방식대로 물을 얼린 논에서 전통 썰매를 타며 팽이치기도 할 수 있다. 민속촌 나들이도 겸해 아이들과 함께 가보는 것도 좋겠다. 문의 031-286-2114
[그 밖에]
인천 송도유원지의 해상 눈썰매장(032-833-6655), 인천대공원 눈썰매장(032-466-5882), 강화도 가는 길에 있는 김포 조각공원 가족 눈썰매장(031-981-7300), 가평 가족 눈썰매장(031-585-7980), 수원 원천유원지 그린랜드 눈썰매장(031-216-7211) 등 수도권 곳곳에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눈썰매장들이 겨울 채비를 마쳤다.
2. 재미만발 전시회
[과천]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열리는 ‘함박눈 속 나비축제’ 및 ‘나비체험교실’은 겨울 행사로서는 이색적이다. 꽃이 만발한 대형 온실안에 수만 마리의 살아있는 나비들이 날아다닌다.
긴꼬리제비나비 호랑나비 산제비나비 큰줄흰나비 등 백과사전에서나 볼 수 있었던 나비들을 직접 볼 수 있는 것도 그렇지만 살아 있는 꽃들 사이사이를 돌아다니는 수많은 나비떼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아름다운 풍경화다. 문의 02-593-6363.
[춘천 중도]
가족 친구 연인끼리 많이 찾는 춘천 중도유원지. 2003년을 보내는 마음, 2004년 새해를 맞는 마음을 적어 날려보내는 연날리기 행사가 열리며 연날리기 후 고구마, 땅콩, 밤 구워먹기 이벤트도 있다. 중도관리사업소 주관으로 유원지 곳곳에 모닥불을 피워 놓고 땅콩, 밤을 구워먹을 수 있는 구이통(1천원)을 제공한다. 문의 033-242-4881.
[서울 역사박물관]
서울역사박물관 ‘청계천 특별전’. 청계천의 역사는 곧 서울의 역사. 사람과 지역이 함께 변천해온 역사 현장을 볼 수 있는 전시회다. 청계천 관련 문헌자료 회화 지도 사진 모형 등의 전시를 통해 조선시대 청계천 주변 선인들의 생활상을 비롯해 일제강점기의 청계천, 근대의 청계천 등 청계천 주변의 풍류 및 문화, 서민들의 삶이 조명된다. 문의 02-724-0114
▲ 탁트인 북한산 정상. | ||
새해 일출이라면 바다 끝에서 수평선을 뚫고 올라오는 해돋이 광경을 보는 것이 가장 감동적이겠지만, 그럴 형편이 안되어 기회를 놓쳤다면 시내에서도 일출이 특히 보기 좋은 곳을 찾아 주말 이른 아침 일출 감상의 시간을 마련해보자. 언제나 뜨는 아침해지만 온가족이 함께 산에 올라 ‘새해’라는 기분으로 일출을 맞는다면 여느 때와는 다른 감동이 느껴질 것이다.
1월1일부터 첫주말까지 해뜨는 시각은 울릉도가 아침 7시32분, 강릉이 7시40분, 서울이 7시47분. 그렇게 새벽바람이 아니라도 일출을 보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서울시내와 근교에서도 특히 아침해가 아름다운 곳들이 있다. 신년 첫 아침에는 해돋이 행사도 열리는 명소들이다.
[북한산]
백운대 인수봉 만경대 노청봉 문수봉 등 700~800m급의 장대한 봉우리들이 우뚝 솟아 서울 강북구와 멀리 구리 남양주 등을 배경으로 떠오르는 장엄한 일출을 맞기에 모자람이 없다. 정상에 오르지 않더라도 남북으로 가로지른 능선길에 서면 거침없는 시야가 바다를 바라보듯 시원하다.
만일 날이 흐리다면 이 시각에는 발 아래로 펼쳐지는 구름바다의 장관을 볼 수도 있다.
해뜨기 전에 산행을 시작해야하므로 랜턴 등을 준비하는 것이 안전하지만 너무 어두울 때 오르는 것은 일반인에게는 부담스럽기 때문에 산행이 시작되는 곳까지 최대한 차량으로 가까이 올라가는 것도 요령이다. 바닥이 튼튼한 등산화를 신고, 혹 눈이 내렸다면 등산로 입구 상가에서 구입할 수 있는 아이젠을 갖추는 것이 안전하다.
해뜨는 시각이 7시47분이므로 아침 일찍 집을 나서 최소한 7시가 되기 전 산을 오르기 시작한다면 시야가 확보된 능선에서 해를 맞기에 충분하다.
1월1일 아침에는 북한산 시단봉에서 강북구 주최로 해맞이축제도 열린다. 신년기원 제례와 기원문 낭독, 그리고 이웃간 인사와 덕담을 나누는 프로그램들이 준비됐다.
[아차산]
서울에서는 가장 동쪽에 있는 광진구 아차산은 다른 지역에 비해 단 몇초의 차이겠지만 가장 먼저 해를 맞을 수 있는 곳이다. 용마폭포공원과 워커힐에서 시작되는 산길을 따라 용마산과 아차산 정상에서 일출을 볼수 있다. 멀리 한강 줄기와 남양주 지역을 넓게 내려다보여 동해바다 일출 못지 않은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새해 첫날 아차산 팔각정에서는 국악예술단, 사물 놀이패, 소리패 등이 나와 해를 공연을 펼치며 주민들이 대형북을 직접 치며 소원을 비는 행사가 열린다. 소원성취 박 터뜨리기도 있다.
[행주산성]
한강 남단에 있는 행주산성의 해맞이도 아름답다. 시내를 가로질러 내려오는 한강 하류의 너른 폭이 호수와도 같아서 아침 노을이 반사되는 아름다운 광경을 볼수 있다. 새해 첫날은 고양시 주관으로 오전 6시부터 8시30분까지 새해맞이 기원제와 전통농악 공연, 불꽃놀이, 북 퍼포먼스, 소원성취 풍선날리기 등이 열린다. 이날 아침은 입장료와 주차료가 면제된다. 문의 관리사무소 031-961-2114.
[그 밖에]
서울 양천구 용왕산과 의왕시 모락산, 이천시 설봉산, 안성시 비봉산도 일출경 나들이를 위해 오를만한 곳으로, 새해 아침에는 다양한 해맞이 행사가 열린다. 서울 시내에서는 남산전망대와 관악산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