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무공 이순신의 유물과 옛집이 있는 현충사. 외암골 민속마을. 이곳엔 후손들이 그대로 살고 있다. | ||
온천이든 꽃놀이든 이만하면 더 이상 가벼울 수 없는 주말 나들이 코스다. 유명 온천은 다 모였고, 맹사성과 이순신, 김옥균에 이르기까지 애국지사들의 충절 또한 곳곳에 살아숨쉰다. 정작 아산은 그 이름이 주는 느낌보다 훨씬 ‘큰’ 도시다. 고속철도의 개통을 맞아 웰빙투어로 거듭나는 아산. 그곳의 세 가지 즐거움으로 찾아 떠난다.
형형색색의 꽃과 그 향기에 매료되는 일만큼 근사한 웰빙이 있을까. 지난 3월 아산시 도고면에 탄생한 ‘아산세계꽃식물원(아산 아름다운정원)’은 10여 년간 원예만 고집해온 남기중 원장과 영농조합원들이 만든 식물원은 곧 아름다운 꽃축제를 열 예정. 이 축제는 다른 대도시의 몇몇 ‘꽃축제’와 크게 구별된다.
식물원 홈페이지에 아예 “저희 식물원은 좁은 기찻길과 비포장 도로로 들어오셔야 합니다”라고 써두었다. ‘우리나라 최대 실내 식물원’이라더니 덩그라니 늘어선 유리온실에 슬쩍 실망스런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 하지만 동백과 튤립, 5월의 꽃 아마릴리스, 베고니아, 카라 등으로 뒤덮인 실내정원에 들어서면 기분은 금세 바뀌고 만다.
식물원은 전체 규모 약 5.4ha(1만6천3백 평)에 실내 식물원만 약 5천여 평에 이른다. 식물원 입구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만나는 것이 동백관. 60여 종이나 되는 동백이 한창 절정의 아름다움을 과시하며 봉오리째 생을 마감하는 중이다. 우리가 아는 붉은 동백은 그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꽃길을 따라 돌아가면 다음은 튤립관이다. 연핑크 연노랑 순백 진보라 등 어느 화가의 붓끝으로도 표현할 수 없을 생생한 빛깔에 발길이 멎는다. 그런데 정작 남기중 원장은 사람들의 조급증이 못내 아쉽다.
“여유를 갖고 꽃을 봤으면 싶습니다. 꽃의 이름, 모양 하나하나 살필 수 있도록 일부러 산책로를 만들어 놓았는데도 휙 지나가 버리죠. 식물원에서는 작은 꽃 하나라도 소중히 키워내고 있는데, 사람들이 화려한 색깔만 좇는 게 무척 아쉬워요.”
▲ 아산스파비스 실외 온천 풀. 단순한 온천에 물놀이 개념을 더해 가족나들이 코스로 좋다. | ||
이곳에서는 꽃에 대한 설명이나, 재배방법에 대한 도움을 받는 것이 언제든 가능하다.
041-544-0746~8
www.goodflower.com.
▶교통: 서해안 고속도로 평택IC-삽교천 방조제-도고온천에서 예산 방향 3분 정도 달리면 우측에 위치/경부고속철 천안아산역 하차-온양 시내에서 ‘예산 방면’ 시내버스 이용-덕원프라자 휴게소 하차.
▶입장료: 일반 5천원(8월까지 입장객에게 3천원 상당의 화분을 선물한다.)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
웰빙의 첫 조건이 몸과 마음의 여유라고 했을 때 온천은 ‘넘버 투’쯤은 되지 않을까. 이미 6백여 년의 역사를 지닌 아산의 온양온천은 조선시대 임금들이 행궁을 지어놓고 사용했을 만큼 유서가 깊다. 바다로 이어질 듯한 노천과 파란 하늘 아래에서 갖는 여유는 삶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나른한 봄의 기운이 피부 깊이 스며드는 휴식을 만끽해 보는 것은 어떨까.
아산시에만 온양온천 도고온천 아산온천 등 세 곳의 온천지구가 있는데, 어느 곳이든 수질이 뛰어나다. 위치나 시설 등에서 적당한 곳을 찾는 일만 남아있다. 온양이나 도고온천의 경우 각기 조선시대, 신라시대 때부터 알려진 유명한 곳이라 특별한 설명을 덧붙일 필요가 없을 정도다.
대신 특별한 이벤트를 필요로 하는 어린이날, 어버이날 찾아갈 만한 곳은 온 가족이 함께 온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레저형 온천’ 아산스파비스를 추천하고 싶다.
아산스파비스는 목욕을 위주로 하던 기존의 온천과는 달리 온천수를 물놀이 개념으로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게르마늄 온천수를 비롯해 인체에 유익한 20여 가지 광물질이 함유된 알칼리성 중탄산나트륨 온천이다. 이곳에는 학생부터 어린이, 나이 든 어른까지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수영복 차림으로 실내외 온천을 이용한다. 연인들은 연인탕에서, 아이들은 키드풀이나 폭포탕에서 그 나름의 휴식을 즐기게 된다. 수중운동이나 수(水)치료를 할 수 있는 4백여 평 규모의 바데풀(Bade Pool) 역시 실외온천만큼이나 인기있는 아이템.
▲ 외암마을에서는 농산물 수확과 떡메치기 체험 행사가 열린다. | ||
▶교통: 온양터미널에서 100-1번을 타고 종점에 내린다.
아산에서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크게 와 닿는 두 곳은 현충사와 외암골 민속마을이다.
얼마 전 성웅 이순신 축제를 마친 현충사에는 “죽고자 하면 반드시 살고 살고자 하면 죽는다.(必生卽死 死必卽生)”는 글귀가 푸른 하늘에 펄럭이고 있다. 단 12척의 병선으로 왜선 1백33척과 맞서야 했던 명량해전을 앞두고, 충무공이 장수들에게 외친 ‘이순신 어록’ 가운데 한 귀절이다.
현충사는 그 규모에서 다시 한번 놀랍다. 역대 왕이라 한들 그 같은 대접을 받는 이가 드물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학창시절 한번쯤 수학여행의 기억으로 남아있을 이곳은 지금 보기에도 당당한 규모다.
마지막으로 찾아가는 곳은 옛 고향이 살아있는 외암리 민속마을이다. 송악면 외암리에 위치한 외암골은 살아있는 민속박물관이라고 불릴 만큼 옛 양반촌의 지형과 가옥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건재고택’ ‘송화댁’ ‘참봉댁’ 등 그저 몇 채의 고택만 덩그러니 남아 있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전통의 모습을 지켜 생활하는 후손들이 있기에 더욱 생동감이 넘친다.
외암골에 처음 도착하면 먼저 국도 위에서 멀리 마을을 바라보는 것이 좋다.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주변환경인 설화산 면잠산 봉수산 등과 마을 경계인 물의 흐름 등 평화로운 마을의 위치가 한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그런 다음 부드럽게 휘감기는 돌담길을 따라 글으며 고택의 정취를 느껴보자. 초가와 기와, 소나무 숲이 어우러진 5백 년 세월의 깊이가 고스란히 다가온다.
최근 팜스테이나 녹색농촌 관광체험마을로 지정되어 점차 관람객이 늘고 있다. 주말마다 떡메치기, 두부 만들기, 민속놀이 등 체험 행사와 솟대 만들기, 짚신삼기 등의 공예체험 행사가 열린다. 아이들과 함께 풍부한 이야깃거리와 추억을 만들 수 있다.
문의는 시청 문화관광과 041-540-2546, 외암골 안내소 041-544-8290. 관람시간 오전 9시∼오후 6시, 화요일 정기휴일
▶교통: 온양시내에서 천안방향. 터미널과 온양역에서 강당골행 시내버스로 3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