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험하기로 소문난 삼천사 마애불 앞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 ||
멀리 있을 것만 같은 그 기슭은 가까운 곳에도 있다. 시간이 멈춘 듯 한적하고 쾌적한 모습으로 존재하는 북한산(삼각산) 서쪽 기슭의 두 고찰. 진관사와 삼천사는 일상에 지친 사람들이 즐겨 찾는 유명한 절이다. 요즘은 해가 길어져 오후 7시가 넘어도 산야는 여전히 푸르다.
북한산 기슭 진관사와 삼천사를 찾아가려면 은평구 기자촌 시내버스 종점에서도 다시 454-2번 순환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과 진관사를 이어주는 셔틀버스로, 기자촌 종점서 진관사 입구 네거리로 조금 걸어내려와 승차한다.
구불구불 산길을 5분 남짓 오르내리다 보면 버스는 녹음 우거진 계곡 옆 식당가에서 멈춘다. 식당 옆 족구장에서 한창 땀 흘리는 사람들을 지나쳐 올라가니, 몇몇 등산객을 제외하곤 새 소리와 계곡의 물 소리만이 반겨줄 뿐 조용하기 그지없다.
‘삼각산 진관사’ 일주문을 지나고 금새 도착한 진관사. 오르는 길 왼편 울창한 거목들 사이에 자리잡고 있어 들어서기 전까진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없다.
고려 시대 명찰로서, 조선 태조 때에는 조상의 명복을 빌고 외롭고 굶주린 영혼을 위하고자 춘추에 제향을 올린 수륙재(水陸齋)로 유명하였다는 연혁이 입구에 설명되어 있다. 한양 근교의 4대 명찰 중 하나였다 하여 웅장함을 기대하였는데, 막상 들어서니 아담하고 소박한 분위기다. 유난히 꽃이 많은 대웅전 앞마당은 우리네 전통 정원만의 멋이 풍긴다 .
아기자기하고 정감있는 절집은 더욱 마음을 편하게 한다. 비구니 스님이 수행하는 곳이라더니 과연 외양부터가 남다르다. 여기가 나와 같은 하늘을 지고 사는 곳인가 싶을 만큼 바깥 세계와는 전혀 딴판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꽃과 나무 속의 절. 극락이 따로 없다. 약수 한모금에 불어오는 산바람이 더욱 상쾌하다.
V자형 계곡 지형을 절묘하게 활용하여 위 아래로 늘어서 있는 절집들의 배치구조가 수평형 배치에 익숙한 사람들에겐 이채롭다. 평온한 진관사가 여성스런 구조를 갖고 있다면, 계곡을 따라 역동적으로 배치된 삼천사는 보기에도 남성스럽다. 입구서부터 웅장한 5층 석탑과 석불이 위용을 자랑하고 절 주위 계곡의 바위 절벽에도 큼직큼직, 잔 재미는 없지만 시원하고 꾸밈이 없다. 대웅전 위쪽 병풍바위에 새겨진 마애여래입상은 고려시대 불상으로, 옛부터 영험있는 부처로 알려져 불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마애불 앞에서 신을 벗고 올라가 참배하는 사람들, 가슴 속 소원을 품고 온 이들의 기도가 간절해 보인다.
석벽 불상의 얼굴에는 그때마다 석양이 인자한 미소처럼 내려앉아 보는 이의 번뇌를 씻어주는 듯하다.
삼천사를 통과하여 북한산을 오르는 계곡길이 이어진다.
▲은평구 진관외동 진관사 ▲일반버스 154, 155(옥수동-종로-광화문), 154-1(신설동) ▲주요 포인트: 진관사, 삼천사, 북한산 국립공원 등
관련정보/안내전화
▶진관사 02-359-8410 ▶삼천사 353-3004/359-7766 www.3004.or.kr ▶북한산 국립공원 입장료: 어른 1천6백원, 학생 군경 6백원, 어린이 3백원 (단체 할인 적용) ▶454-2 순환버스 30분에 한 대씩 ▶삼천사 버스: 구파발 2번 출구 오전 10, 11시, 삼천사에서 오후 1시 내려감. 법회 등 특별한 날에는 수시로 운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