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리교실에 참가한 사람들. | ||
주말 이틀의 휴식기간 중 한 나절을 이용해 요리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요즘은 요리학원이 아닌 동호인 중심의 상설 요리교실도 개설되고 있어 일반인들이 부담없이 요리를 배우고 새로운 요리 아이디어를 교환할 수 있는 기회도 늘었다. 접할 수 있는 곳이 있어 특히 인기가 높다. 일년 내내 열리는 주말 요리교실 한 곳을 찾아가 가을철 특별 요리 배우기에 도전했다.
도심 한복판의 요리 교육원, 주말 오후 앞치마를 지참한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한다. 중학생 조카 둘을 데리고 온 이모, 예비 엄마 아빠가 될 신혼 부부, 내켜하지 않는 애인의 손목을 끌고 온 여학생, 요리교실 열혈 마니아 등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음식점 및 요리 정보 전문 사이트가 동호인들을 위해 개설한 토요 요리교실이다. 이곳에서 한 달에 두 번, 일상 생활에서 쉽게 만들어 볼 수 없는 이색 요리를 접할 수 있다.
▲ 커플 앞치마를 입은 신혼 부부. 남편이 부꾸미를 지질 동안 옆에서 코치하는 아내의 모습이 정답다. | ||
한 시간여 동안 전통 요리 전문가의 설명을 듣고 난 후 참가객들은 본격적인 요리 실습에 들어간다. 찹쌀 경단에 콩가루, 흑임자가루, 카스테라, 밤·대추채 등 여러 종류의 고물을 묻혀 내는 각색 경단은 비교적 간단한 과정을 거친다. 적당한 크기로 동그랗게 빚어 알맞게 잘 삶는 것이 관건인데 경단의 모양을 좌지우지하는 손재주가 여기서 판명이 난다. 요리 전문가 못지않게 훌륭히 빚어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경단이라 할 수 있을까 싶을 만큼 민망한 모양도 심심찮게 보인다.
기념사진 찍느라 찹쌀이 다 퍼져 버린 사람, 다 만들기 전에 맛부터 보는 사람, 요리하는 모습은 제각각이지만 모두들 오물조물 반죽하는 재미에 소꿉장난하던 어린 시절로 되돌아간 듯 즐겁다.
각색 경단을 접시에 곱게 담아 완성한 사람은 곧이어 꽃 부꾸미를 만들기 시작한다. 부꾸미란 익반죽한 곡물 가루에 소를 넣고 반달 모양으로 빚어 기름에 지진 떡을 일컫는 순 우리말이다. 손이 많이 가고 다소 번거롭지만, 모양이 예쁘고 맛도 좋아 다과상에 적격이다.
부꾸미 만들기의 포인트는 단연 꽃 장식과 알맞게 지지는 것. 화전(花煎)의 일종답게 색색의 고명을 예쁘게 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질 때 떡이 투명해 지도록 불과 기름을 적절하게 조정하는 일이 가장 어렵다. 노릇노릇 구워내면 군만두처럼 찹쌀이 딱딱해지기 마련. 정성껏 모양을 빚어낸 사람도 지지는 데 많이들 실패한다.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만들어낸 꽃 부꾸미는 먹기 아까울 만큼 그 완성도가 뛰어나다. 다들 자신의 요리 솜씨에 감탄한 듯 시식하는 것도 잊어버리고 뿌듯해 한다.
전문가도 놀랄 만큼 잘 만든 사람이나 스스로도 웃을 만큼 자유분방한 모양으로 만든 사람이나 그 정성과 맛은 매한가지다. 주위 사람들에게 자랑할 양으로 준비해온 도시락 용기에 담아가는 체험객들이 눈에 많이 띈다.
▲ 각색경단과 꽃부꾸미를 다과 접시에 담아낸 모습. | ||
요리 마니아인 여자친구에게 이끌려 억지로 참석한 남학생도, 엄마가 해주는 음식을 먹기만 하던 아이들도 요리교실의 열기에 동화되어 어느새 처음의 어색함을 떨쳐버리고 함께 몰입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요리를 완성하는 동안 그 정성만큼이나 같이 한 사람에 대한 소중함도 키워나가는 체험, 그래서 더욱 주말 요리교실의 의의가 크다.
관련정보
메뉴판닷컴 토요 요리교실
www.menupan.com / 02-542-9542 / 매달 둘째, 넷째 주 토요일 / 인터넷으로 참가 신청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