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관령목장 숲길을 달리는 ATV. | ||
대관령목장 입구를 지나 1km쯤 들어가니 윙윙거리는 엔진소음이 허공에 한가득이다. 10여 대의 ATV가 대관령목장 휴게소 앞 공터에 마련된 트랙을 빠른 속도로 돌고 있다. 이곳이 (주)익스트림라이프가 운영하는 ATV 사업장. 오프로드로 나가기 앞서 연습주행을 하는 중이다. 장애물을 넘어 점프하기도 하고, 웅덩이도 가볍게 건너는 날렵한 모습을 보니 한시라도 빨리 타보고 싶은 욕구가 샘솟는다. 그렇다고 무작정 달려들 수는 없는 일. 조작방법을 먼저 배우고 안전교육도 받는 게 순서다.
ATV는 다루기가 매우 쉽다. 자전거와 같은 수평핸들로 방향을 조정하고, 오른쪽 핸들에 붙어 있는 가속스위치로 속도를 조절하면 된다. 브레이크는 핸들 양쪽에 달려 있다. 주행중 절대로 발판에서 발을 떼서는 안 되며, 언덕을 올라갈 때는 몸을 앞으로 숙여 앞바퀴가 들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브레이크는 한꺼번에 잡지말고 여러 번 나눠서 잡아야 차체가 밀리거나 회전하지 않는다.
안전장비 착용은 필수. 헬멧과 무릎 팔꿈치 보호대를 착용해 만에 하나 일어날 수 있는 안전사고에 대비해야 한다. 고글도 착용하는 것이 좋다. 오프로드를 달리다보면 날벌레나 흙먼지가 눈에 들어오는 일이 다반사다.
안전교육에 이은 연습주행까지, 오프로드로 나가기 위한 준비가 끝나고 드디어 출발! 코스가이드를 선두로 총 6대의 ATV가 경적을 울리며 베이스캠프를 빠져나간다. 도전코스는 ‘호랑이’ ‘개구리’ ‘산토끼’ 등 총 9개 코스가 있는데 계곡길과 바위산, 신초지, 대곤신봉, 동해전망대 등을 돌아오는 3시간30분 거리의 가장 긴 코스다.
평탄한 길을 달려 5분쯤 갔을까. 자갈길도 아니고, 무등산 수박만한 돌들이 이곳저곳 널려 있는 난코스에 봉착했다. 하지만 ATV는 잘도 간다. 출력을 높이면 높이는대로 뒷바퀴에 전달되는 힘이 지면을 밀어 끝내 장애물을 넘어제낀다. 차체가 들썩일 때마다 몸은 좌우로 흔들리며 튕겨나갈 것 같다. 식은땀이 절로 난다. 핸들을 꽉 붙잡고 차체를 제어하려니 엄청난 에너지가 한꺼번에 소모된다.
▲ ATV는 안전장비를 갖추면 어린이도 탈 수 있을 만큼 조작이 쉽다. | ||
핸들의 감각이 몸에 익었다 싶을 때쯤에야 대관령목장의 아름다운 경치가 눈에 들어온다. 대관령목장은 <가을동화> <연애소설> <태극기 휘날리며> 등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들의 촬영지로 이용될 만큼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해발 850∼1,470m 고원지대의 산과 언덕 6백만 평이 목장 전체 넓이다.
이곳은 그 자체가 하나의 여행지다. 능선을 겹겹이 포갠 산들과 끝없이 펼쳐진 광활한 초원, 곳곳을 흐르는 맑은 계곡물이 어우러진 이곳은 자연이 주는 종합선물세트다.
ATV는 먼지를 풀풀 날리며 최고의 속도로 초원을 가로질러 대곤신봉을 지나 동해전망대에 이른다. 해발 1,000m가 넘는 전망대에서는 멀리 강릉 일대와 동해가 한눈에 들어온다. 탁 트인 그 전망에 가슴 속 스트레스가 모두 풀린다.
돌아오는 길에 비하면 이제까지는 전초전일 뿐이었다. 어마어마한 난코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동해전망대로부터 약 15분쯤 달리니 숲 사이로 난 작은 길이 나타난다. ATV 한 대가 겨우 지나갈 만큼 좁은 길이다. 옆은 아찔하게도 깊이 1m가 넘는 고랑이다.
자칫 잘못 운전했다가는 사고가 날 수도 있는 일. 겨우 3백m 정도의 짧은 구간이지만 적어도 3번쯤은 아찔한 고비를 넘겨야 했다. 온몸이 땀에 흠뻑 젖었다. 이날의 백미를 장식한 최고의 스릴 넘치는 경험이었다.
▲ 조작방법에 대해 교육을 받는 사람들. | ||
▲문의:(주)익스트림라이프 www.x-treme.net 02-3448-5875, 033-336-5381
▲대관령목장 가는 길:영동고속도로-횡계IC 통과 후 시내방향 우회전-로터리에서 좌회전-약 8km 대관령목장 이정표 따라 진행
▲전국 주요 ATV 체험장:대명비발디파크(홍천): 033-434-8311 / 강촌레저파크(강촌): 010-2223-2129 / 한라ATV체험장(제주): 064-794-5577 / 산바다(제주): 064-794-0117
▲ATV란:ATV는 길이 1.5m 내외의 자그마한 몸체에 바퀴가 4개 달려 있는데, 마치 장난감처럼 보인다. 그러나 겉모양만 보고 그 성능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 최고 속도가 무려 90km/h에 달하고, 짚차나 오토바이가 가지 못하는 험로도 어렵지 않게 돌파한다. 애초 농장용 기계로 개발됐으나 점차 레저스포츠용으로 발전했으며 외국에서는 대규모의 ATV 대회까지 열리고 있다. 국내에 소개된 지는 약 10년, 본격적으로 도입된 지는 3∼4년이 안 된다. 체구와 코스 난이도에 따라 차량의 크기는 각각 다르다. 어린이가 타기에 딱 적합한 40cc에서부터 700cc까지 다양하다. 산악주행에는 180cc급 이상이 적당하다. 가격은 80만원대부터 비싼 제품은 1천만원 이상을 호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