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화호 갈대습지공원 전경. | ||
이럴 때 가볼 만한 곳이 바로 안산에 위치한 ‘시화호 갈대습지공원’이다. 멀지 않은데다 가족끼리 훌쩍 바람 쐬듯 떠날 수 있어 체험 학습 코스론 일석이조다. 가족 나들이 삼아 떠난 길에선 신선한 바다와 함께 드넓은 갈대밭과 그 위로 떼 지어 날아다니는 철새들도 감상할 수 있다.
TV 등 매스컴에서 환경오염과 관련해 자주 거론한 까닭에 시화호하면 으레 ‘썩은 물과 악취’부터 연상하곤 한다. 하지만 시화호 상류, 경기도 안산시 본오동 일대에 조성된 시화호 갈대습지공원은 생각보다 깨끗하다. 습지공원은 지난 2002년 5월, 시화호 상류 하천으로 들어오는 오염 물질을 정화하기 위해 갈대 줄풀 부들 등 자연정화 처리능력이 뛰어난 수생식물을 심어 조성한 곳인데, 여기에 많은 새와 곤충 야생동물들이 몰려들면서 자연스레 훌륭한 생태학습 공간으로 발전했다.
하천의 오수는 이곳 습지의 수생식물 사이를 흐른 뒤 깨끗하게 걸러져 시화호로 들어간다.
면적은 여의도의 3분의 1 정도에 해당하는 31만4천 평. 인공적으로 조성한 습지로는 미국 플로리다와 네바다주 인공습지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큰 규모다. 환경보호를 위해 일부만 개방하고 있는데, 그곳만 돌아보는 데도 1시간이 넘게 걸린다.
습지공원에 들어서면 먼저 환경생태관을 둘러보는 게 순서다. 2층 건물인 생태관 1층은 시화호의 역사와 자연생태 등의 자료가 있는 전시실이고, 2층으로 올라가면 거대한 습지를 시원스레 내려다볼 수 있는 망원경과 영상 홍보실이 마련돼 있는 전망대다. 무료로 이용 가능한 망원경으론 갈대밭 사이 수로 위에 모여앉은 철새들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 습지를 가로지르는 1.7km의 관찰로에는 아이들이 처음 보는 동물들이 가득해 호기심을 자극한다. | ||
생태관 바로 옆에 꾸며진 생태연못을 지나 관찰로로 가면 본격적인 체험 학습 코스가 시작된다. 습지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1.7km의 관찰로는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코스. 오밀조밀하게 이어진 관찰로 옆으론 갈대가 가득하고 이따금 인기척에 놀란 청둥오리 같은 철새들이 후드득 날아오른다.
“엄마, 저기 새다.” “저 새 이름은 뭐야?” 관찰로는 색다른 나들이가 즐거운 아이들의 질문으로 시끌시끌해진다. 바람 소리와 억새잎이 부벼대는 소리와 아이들의 소리가 어울려 갈대밭의 소리를 이룬다. 환경생태관에서 제공하는 팸플릿을 참고하면 아이들의 질문에 답하기가 좀 수월해진다.
탐방로가 끝나는 길 즈음에 있는 제수문도 볼거리. 반월천, 동화천의 제수문과 삼화천 취수보는 하천에서 유입되는 물을 빼내기 위한 수문시설. 제수문에서부터 약 7만t의 물이 흘러들어와 6일 동안 습지를 거치며 정화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3개의 수문을 거쳐 시화호 상류 내하천 산책로로 가면 해오라기 등 각종 철새 수십여 마리가 여기저기서 수군대는 소리며, 갈대 숲 사이로 순간 순간 튀어오르는 물고기들을 듣고 볼 수 있다. 해질녘 떼를 지어 나는 철새들의 군무는 금강하구둑 등 유명 철새도래지에 버금갈 정도. 수십여 마리가 드넓은 갈대밭 위를 나는 모습만으로도 아이들에겐 좋은 추억이다. 현재 습지공원에는 해오라기 큰고니 원앙 등 조류 50여 종 17만 마리와 고라니 맷토끼 너구리 등 약 3백여 마리의 야생 동물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습지공원 안내
공원엔 철새들이 많으므로 원색의 옷은 피하는 것이 좋다. 입장료는 없으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개장한다. 단 화요일은 입장불가. 오후 4시 이후에는 주차장에서 차를 빼도록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오후 4시 이후에도 공원을 구경하는 데 무리가 없다. 차는 주차장에서 빼서 공원 입구 수자원공사 마당에 세워두면 된다.
서해안고속도로 매봉IC에서 안산쪽으로 직진해 굴다리를 지나(실제적으로 좌회전인 직진 굴다리) 직진. 해양연구원이 보이는 곳에서 유턴하여 우회전해 들어간다. 연구원 앞에 이정표가 있다.
바닷바람을 쐬고 싶으면 공원에서 대부도 쪽으로 차를 몰아도 좋다. 습지공원을 나와 유턴해서 시화방조제를 지나면 대부도로 가는 길이다.
문의:031-419-0504 sihwa.kowaco.or.kr
이시목 여행칼럼니스트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