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은줄을 멍석처럼 이어붙인 뒤에 이를 둘둘 말아 큰줄을 만드는 모습(위)과 큰줄이 완성된 거대한 모습. | ||
줄다리기도 아닌 ‘큰줄 땡기기’. 한 지역 전체 주민이 참가하여 세계 최대의 큰줄을 당기는 거창한 이벤트가 경남 의령에서 펼쳐진다. 오는 22일 의령천 둔치에서 벌어질 큰줄 땡기기는 참여 예상 인원만 1만5천여 명. 이달 21일부터 24일까지 이어지는 의령 의병제 행사의 일부다.
주민들은 지난달부터 이미 줄다리기에 쓰이는 ‘큰줄’ 만들기를 시작해 큰줄의 재료가 되는 작은줄 70t 분량을 행사장인 의령천 둔치에 모아놓았다. 사용된 볏짚이 자그마치 1만60동으로, 쌓아놓으면 초가집 몇채 분량, 10t 트럭 일곱 대 분량이다.
아직 추위가 가시지 않은 지난달부터 각 읍면별로 지름 30cm, 길이 1백여m의 작은(?) 줄을 만들기 시작해 10일께 행사장인 의령천 둔치에 쌓아놓았다. 지름 30cm의 줄을 만드는 데에도 장정 세 명이 한 조가 되어 세 가닥 짚을 꼬아야 하는데, 동네마다 큰 나무가지에 줄을 걸쳐놓고 줄을 꼬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둔치에 모인 작은줄은 멍석처럼 이어붙이기를 한 뒤에 이를 각기 둘둘 말아 두 개의 큰 줄을 만드는데, 1백여 명씩 달려들어야 하는 이 작업에 걸리는 기간만 5~7일이 걸리고 작업 완료까진 한 달 정도 걸린다. 22일 ‘큰줄 땡기기에 참가하는 인원은 전체 의령군민 3만5천 명 가운데 절반에 육박하는 숫자다.
행사를 주관하는 의령군 관계자는 “의령 큰줄 땡기기는 경남 무형문화재(제20호)로 지정된 오래된 전통행사”라며 “올해는 특별히 이 분야에서 세계 최대규모를 인정받기 위해 기네스북 공인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현재 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록은 일본이 보유하고 있다.
의령의 큰줄 땡기기는 3년마다 한 번씩 개최되는데, 이번 행사에 사용된 큰줄은 행사 이후에도 의령천 둔치에 의령을 상징하는 볼거리로 전시될 예정이다.
의령의 축제는 본래 임진왜란 때 이곳에서 일어난 망우당 곽재우 홍의장군 등 의병들의 의기를 기리기 위해 시작된 것. 20일 학술발표회, 21일 전야제를 시발로, 충익사와 의병탑 등 시내 일원에서 의병출정 재현, 군악대 퍼레이드, 북놀이, 농악행진 등이 펼쳐진다.
이 가운데 군이 특히 추천하는 행사는 역시 전통행사인 한우 소싸움이다. 올해도 갑을병 각 체급에 2백여 마리의 싸움소가 출전해 21일부터 24일까지 의령천 둔치에서 예선~결선 소싸움을 벌인다. 최종 결선이 열리는 것은 일요일인 24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