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경의 명물 ‘철로자전거’. | ||
옛 탄광촌 풍경부터 옛 고갯길과 대규모 드라마세트장 등 주변 볼거리까지 풍성한 경북 문경에는 마침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이색 놀이시설이 있다. 바로 철로 위를 달리는 네발 자전거. 온 가족이 함께 발을 구르며 진한 추억을 간직할 수 있는 이 놀이시설이다.
▲ 경북팔경 중 최고로 꼽히는 진남교반 전경. | ||
쇠로 만든 작은 바퀴 폭이 철도에 딱 맞도록 특수 제작된 자전거에는 한 번에 4명(어른의 경우 2인 탑승으로 제한)까지 탑승 가능하며, 2명은 양쪽에서 페달을 밟고 아이들은 그 중간에 앉아 안전벨트를 매면 된다. 안내를 맡고 있는 강순석씨는 “불정역 코스는 낙동강 지류인 영강을 벗삼아 풍치가 뛰어나고, 구랑리역 코스는 두 개의 터널을 지나 색다른 느낌을 준다”고 설명했다. 체험자에게 코스 선택권은 주어지지 않지만 대기 시간을 길게 잡으면 코스 선택도 가능하다.
브레이크, 기어 사용법 등 간단한 설명을 들은 후, 불정역 코스부터 달렸다. 묵직해 보이는 외양과 달리 의외로 가벼운 자전거. 페달을 밟는 느낌 또한 가뿐했다. 사방에서 불어오는 강바람을 맞으며 레일 위를 달리는 기분은, 상쾌 유쾌 호쾌 그 자체. 정해진 궤도 위를 달리므로 다른 어떤 교통수단보다 안전하다. 페달을 밟는 것과 힘의 조절을 위해 가끔 기어를 변속하는 일 외에는 운전에 신경 쓸 일이 없는지라 시선도 한결 자유롭다.
가족들과 함께 불정역 코스 철로 자전거 체험에 나선 김희동씨(인천 남구)는 “철로 위를 기차 타듯 달리는 재미도 좋지만, 철로를 따라 도는 차선과, 차선 곁을 가깝게 따라 도는 강풍경이 너무 좋았다”며 즐거워 했다.
진남역을 기준으로, 불정역 코스 반대 방향인 구랑리역 코스는 출발부터 오르막이다. 1단 기어를 놓고 시작해야 힘이 덜 든다. 하지만 곧 경사 없는 평지. 쇠바퀴가 레일 위를 구르느라 기차 소리처럼 제법 ‘칙칙폭폭’ 소리까지 내며 질주했다. 반짝이 불이 길을 밝힌 진남터널(3백m)을 지나 빗살처럼 채광시설이 뚫린 피암터널(2백40m)을 통과하면 이내 회차지점.
터널 안은 석빙고처럼 오싹해 오도독, 소름이 돋을 지경이다. 남자친구와 함께 자전거를 탔던 이현숙씨(대구 수성구)는 “비명을 지르긴 했지만, 터널이 가장 인상 깊고 스릴 있었다”고 체험 소감을 밝혔다.
문경 철로자전거는 연말까지 운행되며, 하절기(3~9월)엔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까지, 동절기(10~2월)엔 10시부터 4시까지 운행된다. 자전거 1대(어른 2인 기준, 자녀 2인 동반 가능)당 이용료는 3천원. 주말엔 타려는 사람이 많아 1~2시간 기다릴 각오를 해야 한다. 미리 승차 신청을 하고 대기시간을 이용해 가까운 고모산성 트레킹을 다녀오는 것도 방법이다. 하지만 단순 승차 대기일 뿐, 예약이 없는 선착순 탑승이란 점을 잊지 말자.
▲ 고모산성. | ||
진남역에서 고모산성은 지척이다. 역에서 1.5km 정도 떨어진 진남휴게소 뒤편 산길을 10여 분 걸어 오르면 1천5백 년 세월을 담고 앉은 고모산성이다. 눈앞이 아찔할 정도로 높은 성벽은 험준한 지세를 이용해 쌓은 철옹성. 성벽, 정상에 올라서면 철로 자전거가 달리는 문경-가은선 철로와 함께 영강의 푸른 물줄기와 강변을 따라 도는 찻길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이른바 경북 제1경으로 손꼽히는 ‘진남교반’인데, 뛰어난 전망과 풍광 때문에 갈수록 인기다.
▲찾아가는 길: 중부내륙고속도로 문경새재IC에서 빠진 다음 문경읍에서 점촌으로 이어지는 3번 국도를 탄다. 진남휴게소에서 점촌으로 가는 구국도를 따라 1.5km 정도 직진하면 진남역이다.
▲문의: 문경시청 창업지원과 054-550-6375. www.gbmg.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