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지를 잡아올린 어부의 얼굴이 환하다. | ||
걸어서도 기껏 1시간이면 섬 전체를 다 돌 수 있을 만큼 작은 이 섬은 요즘 개펄을 찾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특히 주말이면 가족단위 체험객들로 섬 전체가 들썩인다. 기자도 그들 틈에 섞여 개펄에서 신나게 놀았다.
개펄체험을 위해서는 호미와 목장갑, 채취물들을 담을 수 있는 바구니 등이 필요하다. 호미와 바구니는 숙박업소에서 대여하거나 가게에서 구입할 수 있다. 목장갑은 손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필수. 고무장화가 있다면 준비하는 것이 여러모로 편하다. 헌 운동화도 괜찮다.
단, 슬리퍼는 절대 금물. 해수욕장에 간다는 생각으로 슬리퍼를 신은 채 개펄에 발을 디뎠다가는 슬리퍼가 개펄에 빠져 큰 낭패를 당하기 십상이다. 옷을 버릴 것을 대비해 여벌의 옷도 필요하다.
제부도 개펄에서는 바지락과 동죽, 참게, 민챙이, 낙지, 소라, 쏙 등이 풍부하게 잡힌다. 개펄에는 딱따구리가 나무를 파 놓은 것처럼 구멍이 송송 나 있다. 참게들의 숨구멍이다. 때로 그 구멍으로 물이 들면 ‘뽀로록’ 하고 기포가 나오는데, 이때 호미로 파면 게를 잡을 수 있다.
그러나 게들은 결코 구멍을 하나만 파놓는 법이 없다. 여러 개의 구멍을 내고 구멍과 구멍을 잇는 통로를 만든다. 게를 잡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 있다.
하지만 서툰 사냥꾼도 실패를 거듭하다보면 요령이 생기는 법. 여럿이 동시에 주변 구멍을 파 내려가면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드디어 깨닫고, 마침내 게 한 마리라도 잡게 되면 그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을 지경이다. 옷은 벌써 흙투성이가 되고 얼굴에는 인디언 추장 인 양 여기저기 ‘화장’을 하게 되지만 기분만은 최고다.
게를 잡다보면 간혹 삽 한 자루를 짊어지고 고무대야를 이리저리 끌며 개펄을 누비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데, 낙지를 잡는 제부도 어부들이다. 이들은 보통 하루에 50마리의 낙지를 잡는다.
어부들은 발로 슬쩍슬쩍 낙지가 있을 만한 곳을 눌러본 후, 삽으로 신속하게 구덩이를 파 내려간다. 그리고는 팔을 어깻죽지까지 쑥 집어넣고 낙지를 집어 올린다. 어부들이 낙지 잡는 모습은 그다지 어려워 보이지 않지만 초보자들이 잡을 수 있을 정도로 눈 먼 낙지는 없다. 어디쯤 낙지가 있을지 알아내는 데만도 족히 1년은 걸린다니 엄두도 못 낼 일이다.
이런저런 사냥법이 다 있다지만 그 중 ‘쏙’을 잡는 방법만큼 신기한 게 또 있을까?
▲ 개털을 이용한 가짜 미끼로 ‘쏙’을 잡는 모습(맨위)과 낙지를 잡는 모습(가운데), 막 잡은 참게와 소라. | ||
개펄에 사는 생물들을 잡으며 시간가는 줄 모르게 놀다보면 어느덧 물이 들어올 시간. 길이 닫히기 전에 서둘러 섬을 떠나야 한다. 그러나 그새 개펄의 매력에 푹 빠져버린 사람들은 못내 아쉬운 모양이다. 특히 지저분하다며 개펄에 들어가기 꺼리던 아이들이 길을 재촉하는 부모의 말에 울음보를 터트릴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바다의 보물창고인 개펄. 옷 하나쯤 버릴 작정하고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추억으로 남을 만한 서해안 개펄여행을 떠나보자.
▲가는 길:
★자가용: 서해안고속도로 비봉IC(306번 지방도)→사강(309번 지방도)→광평리(336번 지방도)→제부도
★대중교통: 수원역에서 좌석버스 400, 400-1, 999, 490 / 금정역에서 버스 330(15분 간격) →서신농협 앞에서 하차 → 마을버스 이용
▲먹거리/숙박/바닷길 시간: 제부도상가번영회 홈페이지(http://www.myjebudo.co.kr)
전국의 개펄체험마을
경기/인천
대부도(안산시)www.daebudo.com
장봉도(인천 옹진군)www.jangbongdo.com
강화도 동막해변(인천 강화군)www.ganghwa.incheon.kr
무의도(인천 중구)www.silmi.net
충남
몽산포(태안군)www.mongsanpo.net
볏가리 마을(태안군)byutgari.go2vil.org
월하성마을/다사리 마을/춘장대(서천군)http://www.seocheon.go.kr
무창포(보령시)www.muchangpo.or.kr
전남/전북
두우리 마을(영광군)www.yeonggwang.jeonnam.kr
하전마을 (고창군)www.hajeon.com
석두마을(함평군)hampyeong.jeonna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