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족체험 객들에게 우에의 성장 과정을 설명하는 김윤희 원장(위). 표본실의 나비를 유심히 관찰하는 가족. | ||
아이들이 이곳저곳에서 저마다 아는 체다. 경기도 남양주시 두물머리에 자리한 ‘애벌레생태학교’는 주말이면 늘 가족단위 체험객들로 활기 넘친다.
주5일 근무의 확대로 체험여행프로그램이 우후죽순처럼 생겼지만 대부분 허울만 좋을 뿐, 기껏 작정하고 아이들과 함께 찾아가 보면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애벌레생태학교’는 다르다. 알토란처럼 내실 있다. 동·식물 관찰에서부터 연잎 따기, 누에고치로 명주실 빼기, 신나는 미꾸라지 잡기까지 생태체험거리가 한가득이다.
이곳에서는 아이들만큼이나 어른들도 즐거워한다. 그 옛날 시골에서 뛰놀던 향수를 자극하는지 체면도 몽땅 벗어 던지고 동심의 세계에 푹 빠진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 영화촬영지로 널리 알려진 이곳에 ‘애벌레 생태학교’가 있다. 1만5천 평 대지에 나비생태장, 곤충·양서·파충류생태장, 곤충표본실, 식물온실 등 10여 동의 건물과 함께 각종 야생화와 연꽃밭이 어우러진 생태천국이다.
1백 평 정도의 나비생태장에는 1년 내내 다양한 나비들이 항상 날아다닌다. 냉장보관한 알들을 부화시켜 한겨울에도 관찰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요즘은 시기적으로 나비가 가장 많을 때다. 생태장 안과 야생화가 활짝 핀 밖에서 춤을 추며 나는 나비들을 볼 수 있다.
▲ 연못에서 미꾸라지를 잡는 가족체험객들(왼쪽)과 연잎을 모자처럼 뒤집어 쓴 개구쟁이. 어느새 자연은 컴퓨터게임보다 재밌는 곳으로 변신. | ||
“들은 것은 오래 지나면 잊어버리고, 본 것은 어렴풋이 기억하지만, 체험한 것은 평생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요.”
아동교육학자인 생태학교 원장 김윤희씨는 체험의 소중함을 이렇게 한마디로 표현한다. 김씨는 특히 생태체험에 대해 “자연관찰을 하면 오감이 발달하고, 집중력이 향상돼 창의적 사고를 할 수 있게 된다”면서 “아이들이 불만과 불안,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자연만큼 좋은 의사는 없다”고 강조한다.
곤충표본실은 이곳이 얼마나 큰 애정의 집적체인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나비와 사슴벌레, 장수풍뎅이 등 1천여 종 6천여 개체들이 표본으로 전시돼 있는데, 외국종 외에 토종 곤충들은 대부분 산과 들을 누비면서 직접 채집한 것들. 그 노력의 무게가 느껴진다.
곤충표본실 한켠에는 누에실뽑기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물레가 마련돼 있다. 누에고치를 따뜻한 물에 살짝 삶은 후 실을 물레에 걸어 뽑는 과정까지 누구나 다 해볼 수 있다. 물레를 돌릴 때마다 고치에서 하얀 실이 쑥쑥 나오는 모습에 아이들은 마냥 신기한 표정이다.
▲ 누에를 직접 만져보며 신기해하는 아이들. | ||
수생식물단지는 이곳의 큰 자랑이다. 6천여 평에 달하는 연못에는 백련과 홍련이 요즘 꽃을 피우기 시작해 장관이다. 연못 주위로는 갈대와 애기부들, 꽃창포 등이 자연스럽게 자라나고 있다.
체험객들은 연잎을 쑥 뽑아 우산처럼 들고 다니는가 하면 모자처럼 머리 위에 얹고 장난을 치기도 하는 등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이곳 프로그램 중 가장 인기를 끄는 것은 미꾸라지 잡기다. 수생식물단지 내에 있는 미꾸라지 연못에는 우렁과 다슬기, 미꾸라지, 개구리 등이 산다. 미꾸라지를 구석으로 몰아 체바구니로 떠내면 되는데 말처럼 쉽지는 않다. 보다 못한 어른들도 바지를 걷고 달려들어 보지만 허탕치기 일쑤다. 그러나 눈먼 미꾸라지도 있는 법. 종종 무심코 건진 아이들의 체바구니에서 미꾸라지가 꿈틀대곤 한다.
미꾸라지 잡기 체험에 참가하는 이상, 여벌의 옷은 필수다. 한바탕 놀고 나면 온몸이 흙탕물 범벅이다.
애벌레생태학교에서는 한 가족당 암수 1쌍의 사슴벌레를 선물로 준다. 사슴벌레를 키우며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도 더불어 배양하기를 바라는 따뜻한 마음의 선물이다.
여행 안내
▲문의: 애벌레생태학교(http://www.younhees.com) 031-771-0551
▲체험비용: 1인당 1만3천원(유치원, 초등생 1만1천원)
▲가는길: 구리판교 간 외곽순환도로→하남 인터체인지→팔당대교→두물머리→애벌레생태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