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련과 육각정, 다리가 어우러져 그림 속 풍경 같은 벽초지. | ||
개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곳을 아는 사람도 별로 없어서 ‘사람 몸살’을 앓지 않아도 된다. 멀리 피서를 떠나지 못한 가족들을 위해 한나절 나들이 코스로 ‘강추’할 만한 곳이다.
지난 5월4일 문을 연 벽초지문화수목원은 1965년부터 부지 확보 등 준비를 착실히 해온 속이 꽉 찬 수목원이다. 총 3만 평에 달하는 식물원은 수련못과 수생식물 전망테크, 조류쉼터, 모란동산, 전시온실 등 10여 개의 테마로 구성돼 있다. 식생식물로는 지리산 주목, 큰벗나무, 수양버들 등을 포함해 각종 희귀·멸종위기 식물 등 자생식물들과 외래종 식물들이 가득 들어차 있다.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수목원이 주는 아늑함에 푹 빠져들게 되는데,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나무와 꽃, 심지어 돌멩이 하나까지도 자연 그대로의 모습에 가깝게 배치돼 있기 때문. 마치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하다. 평소 꽃과 나무를 비롯해 정원 조성에 일가견이 있는 서양화가 정정수 화백의 솜씨다.
작약동산을 지나면, 작은 나룻배와 아담한 육각정자, 그리고 무심교라고 이름 붙인 다리가 어우러진 연못, 벽초지(碧草池)와 만난다. 가지를 길게 늘어뜨린 수양버들이 연못가를 두르고, 창포와 옥잠화 연꽃 등 수생식물이 다양하게 식생하는 이 연못은 인공적으로 꾸민 흔적이 거의 없다. 처음부터 이곳에 물이 흘러와 고이고 연못을 이룬 것처럼 자연스럽다.
육각정자에서 바라보는 연못의 조망도 꽤 괜찮지만 연못 한가운데로 들어가 수련 속을 거니는 이색체험은 꼭 빼놓지 말자. 정자가 있는 연못가 왼쪽 모퉁이에 수련이 핀 못 중앙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작은 길을 내놓았다. 나루를 만들 듯 1.5m 정도 너비의 널빤지를 이어 길을 만든 것. 등받이가 있는 나무 의자도 하나 비치해 잠시 쉴 수 있도록 했다.
연못 주변으로는 드넓게 잔디광장이 펼쳐져 있다. 이곳은 각종 전시와 음악회, 야외예식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잔디광장 오른쪽 가장자리는 ‘나무터널’이다. 1백m 가까이 되는 이 터널은 소나무와 주목 등으로 이뤄졌는데, 더운 기운이 전혀 침입하지 못한다. 등줄기를 흐르던 땀도 이곳에만 들어서면 금세 식어버릴 정도로 시원하다.
벽초지문화수목원은 수목원 중앙정원 한켠에 통유리벽 건물을 준공중이다. 이곳에는 미술작품 전시, 세미나 등을 위한 공간 및 식당, 카페 등이 들어설 예정. 올 9월경이면 완공된다.
▲문의: 벽초지문화수목원(http://www.bcj.co.kr) 031-957-2004
▲이용요금: 성인 5천원, 청소년 4천원(주말은 1천원 비싸다)
▲이용시간: 오전 9시~오후 7시
▲가는 길: 자유로→행주대교북단(고양시청 방향)→원당역(39번 의정부 방향)→고양동삼거리(광탄, 서울시립묘지 방향)→보광사→창만사거리(양주 방향)→수목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