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랑쉬오름에서 트레킹을 즐기는 사람들(위)과 한라산 분화구보다 더 깊은 다랑쉬오름의 분화구. | ||
제주에는 1년 3백65일을 빼놓지 않고 올라야 겨우 다 오를 만큼의 오름이 존재한다. 정확한 수조차 헤아리기 힘들 만큼의 오름이 존재하는데, 대략 3백60개가 산재해 있다는 게 정설로 굳어지고 있다. 지중해 시칠리아 에트나산의 오름이 세계에서 가장 많다고 알려져 왔지만 그 수가 2백60개에 불과하니 제주에는 훨씬 못 미치는 셈이다.
송당리 일대에는 제주 전체의 오름 중 10%가 넘는 40여 개가 분포돼 있다. 거의 오름으로 둘러싸인 지역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이고, 그 자태 또한 제주의 오름을 대표할 만한 것들이 많다.
그 중 가장 잘 알려진 것이 ‘다랑쉬오름’이다. 이 오름은 송당리에서 16번 도로를 타고 수산리 방향으로 가다가 비자림 쪽으로 좌회전해서 4km를 달리다 보면 오른쪽에 웅장하게 서 있다.
▲ 산방산은 돔상 화산체로 이 또한 오름의 한 종류다. 아끈다랑쉬오름 위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는 제주의 조랑말들. 다랑쉬오름을 오르는 사람들.(위부터) | ||
오름을 오르는 길은 잘 정비되어 있다. 그러나 마루를 돌아가는 게 아니라 지상에서 정상까지 곧게 일직선으로 길을 낸 탓에 오르기에 다소 힘든 감이 있다. 그러나 그쯤의 수고는 정상에서 맛볼 환희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다랑쉬오름 정상에 서면 어느 누구든 탄성을 지르지 않는 이가 없다. 깊게 패인 분화구의 모습에 일단 압도당하고, 멀리 보이는 오름들의 진설을 보면서 감탄한다.
오름은 사면을 뒤덮은 새(억새 따위 의미)가 황금빛으로 익어 가을의 정취가 물씬 풍긴다. 바람이 불 때마다 이리저리 흔들리면서 눈부신 물결을 일으키는데 이 또한 장관이다.
다랑쉬오름 앞에는 아끈다랑쉬가 있다. 다랑쉬에 딸린 새끼오름이다. 분화구는 있지만 거의 평평해서 간장종지를 뒤엎어놓은 듯한 모양이다. 이곳에선 풀어놓은 조랑말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다.
다랑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손지오름’이 있다. 손지오름은 송당리에서 16번 도로를 타고 수산리 방향으로 5km쯤 가면 오른쪽 길가에 바로 접해 있다. 특별한 모양은 없지만 능선이 부드럽고 높이가 2백55m에 지나지 않아 20여 분이면 정상까지 오를 수 있다.
▲ 해안가에 자리한 송악산도 오름이다. 이곳은 ‘절울이’라고 부르는데, ‘물결이 우는 곳’이라는 뜻이다. | ||
송당리에서 손지오름 가기 전 오른쪽 도로변 온천공사 지역 비포장도로를 따라 1.5km 정도 가면 ‘동거미오름’이 나온다. 이 오름은 분화구를 품은 오름이 아니다. 길게 산맥처럼 늘어선 모습이 거미가 발을 뻗은 것 같다고 해서 거미오름이라고 이름이 붙었다.
3백40m로 그다지 높은 편이 아닌 오름의 정상에는 항상 바람이 드세게 분다. 오름을 오르기 전까지만 해도 느낄 수 없던 바람이 정상에 오르면 사람을 휘청거리게 할 정도다. 이곳에 서면 좌로는 좌보미오름과 우로는 높은오름, 백약이오름 등이 보인다. 이곳에서 보는 해거름의 풍광은 이루 말 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붉은 해가 멀리 오름의 등성이로 사라질 때 드러나는 희미한 오름들의 실루엣이 그림 같다.
송당리 일대에는 이외에도 고대 로마의 원형경기장을 닮은 아부오름과 돼지모양의 돗오름, 용의 승천설화를 지닌 용눈이오름 등 특이한 오름들이 나그네의 발길을 잡아채니,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꼭 한번 올라볼 일이다.
문의: 제주도청 문화관광과(http:// cyber.jeju.go.kr 064-710-2114) 홈페이지에서 상단 레포츠 카테고리 내 ‘오름등반’ 콘텐츠를 보면 각 지역별 오름의 위치와 유명 오름의 경우 교통편과 가는 길이 상세히 나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