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산고택은 최근 들어 작가들의 문화 탐방이나 건축 전문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작년부터는 봉화에서 최초로 ‘고택 체험’도 시작해 봉화를 찾는 내외국인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만산고택은 솟을대문으로 들어서면 앞면에 열한 칸의 긴 행랑채가 있고, 서쪽에 사랑채와 안채가 ‘ㅁ’자 모양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왼쪽에 소박한 서당, 오른쪽에 별도의 담장을 돌려서 별당을 배치하였다. 사랑채에는 대원군이 썼다고 하는 ‘만산’(晩山)이라 적힌 현판이 걸려 있는데 이는 도난을 우려해 탁본을 뜬 것이라고. 원본은 최근 다른 편액들과 함께 박물관에 기증됐다.
고택에는 현재 만산의 주손인 강백기 선생(60) 내외가 노모를 모시고 살고 있다. 눈에 띄는 아름다운 건물로는 별당인 칠류헌(七柳軒)이 있다. 추사 김정희가 쓴 현판이 걸려 있으며 들문 뒤로는 백년이 지났어도 붉은 색을 유지하고 있는 춘양목의 진가가 드러난다.
특이하게도 칠류헌의 방은 바깥에 비해 3~4도 정도 기온이 떨어져 여름에도 냉방이 필요 없을 정도다. 방 안에서 내다보는 고택의 풍경이 한층 운치 있다. 방명록에는 얼마 전 다녀간 디지털 화가 김점선씨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고택체험도 체험이지만, 봉화군 문화유산해설사로 활동중인 강백기씨의 설명은 체험보다 더 유익했다. 봉화의 문화유적지에 대한 전반적인 가이드나 봉화에 정자가 많아진 이유라든지, 조목조목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숙박과 함께 가이드를 받을 수 있어 더 좋다.
집안의 정자인 백산정과 태고정도 걸어서 10분 내에 있고, 아름다운 계곡에 위치한 와선정도 만산고택에서 차로 약 10분 내외다.
★체험 안내 : 봉화 만산고택에 미리 예약하면 된다. 5인 기준 5만원, 식사 5천원.(054-672-3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