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아당기면 우유가 나와요!” 소젖 짜기 체험을 하며 신기해하는 아이들 | ||
아이들에겐 목장에서의 하루가 신기한 것투성이다. 생소하기는 부모들도 마찬가지. 낙농진흥회가 주관하는 ‘2005 낙농체험’이 가족 단위 참가자들에게 큰 인기다. 드넓게 펼쳐진 푸른 목장에서 뛰노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하루. 여기에 소젖 짜기, 송아지 우유 먹이기 등 다양한 체험거리를 함께 하다보면 지는 해가 아쉽게만 느껴진다.
우유가 좋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뼈를 튼튼하게 하고 단백질과 몸에 좋은 지방을 공급하기도 하는 고마운 식품이다. 그러나 한국인의 우유 소비량은 연간 38.2kg으로 하루 반 잔도 마시지 않는다고 한다. 이는 세계 최저 수준이다. 낙농체험은 낙농진흥회가 우유의 소중함을 알리고자 기획한 행사다. 우유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직접 눈으로 보고, 체험을 하다보면 맛없다고 멀리했던 우유에 대한 거리감이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체험은 우유공장을 견학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국내 유수의 우유공장을 둘러보면서 우유에 대한 상식도 배우고, 우유가 가공처리되는 과정도 살펴보게 된다.
본격적인 체험은 목장으로 장소를 옮기고 나서부터다. 충남 당진의 태신목장과 천안의 대림목장, 경기 용인의 농도원목장과 파주의 모산목장 등 4곳이 체험목장으로 등록돼 있다. 각각의 목장은 크기와 특징이 모두 다르지만 체험프로그램은 거의 동일하다. 어느 곳을 선택하더라도 후회가 없다.
▲ 서울우유 안산공장을 견학하는 사람들(위). 소 등에 올라타는 색다른 체험도 즐길 수 있다. | ||
이제 갓 한 달 지난 어린 송아지 우유 먹이기를 시작으로 목장에서의 낙농체험은 시작됐다. 처음에는 송아지가 무섭다며 울먹이던 아이들이 언제 그랬냐는 듯 송아지 머리를 쓰다듬고 우유병을 서로 물리겠다고 난리다. 부모들은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느라 여념이 없다. 송아지들은 배가 고픈지 2ℓ들이 우유병 한 통을 다 비우고도 더 달라고 달려든다.
우유 주기가 끝나자 트랙터 타기가 이어졌다. 트랙터 뒤에 20명 정도가 탈 수 있는 수레를 붙여 목장을 견학하는 것이다. 어른 키보다 더 큰 바퀴를 굴리며 목장길을 따라 달리던 트랙터가 목장 한가운데 소들이 있는 초지에 멈춘다. 소 타기 체험을 위해서다.
소 타기는 태신목장만의 특별 프로그램. 태어날 때부터 길들인 소는 말처럼 유순하다. 아이 세 명과 어른 한 명 정도는 너끈하게 태운다. 우유를 주면서 소와 친근해진 아이들은 소 등에 올라타는 것도 무섭지 않은 모양이다. 심지어 그냥 올라타고만 있는 것이 심심한지 소를 타고 목장을 돌아볼 수는 없느냐고 떼를 쓰는 아이까지 있을 정도다.
목장 체험의 백미는 역시 소젖 짜기다. 우유가 어떻게 나오는지 궁금하기만 했던 아이들은 직접 소의 젖을 짜보며 갖가지 질문을 쏟아낸다. ‘젖꼭지가 왜 그렇게 큰지’, ‘초록색 풀을 먹은 소들이 왜 하얀 우유를 만들어 내는지’…. 몇몇 질문들은 너무도 엉뚱해서 목장 관리자를 난처하게 만들 기도 한다.
건초 주기까지 젖소와 함께 하는 체험프로그램이 마무리되면 우유아이스크림 만들기, 우유 상식 퀴즈대회, 외발수레 굴리기 등이 이어진다.
▲ 엄마와 함께 송아지에게 우유를 먹이는 어린이들(위). 아이들은 소에게 풀을 먹이느라, 부모들은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느라 바쁘다. | ||
얼음과 소금이 반응하면 온도가 영하 7℃ 이하로 내려가는데, 이때 작은 통의 우유가 얼기 시작하는 것이다. 세차게 흔들수록 우유가 거품을 내면서 부풀어올라 아이스크림의 양이 많아지고 맛도 좋아진다.
아이스크림을 만들었던 통은 반납하지 않고 집으로 가져갈 수 있다. 아이들은 그 말에 또 만들어 먹어야겠다며 기뻐하지만 10분간 통을 흔드느라 팔이 빠질 듯한 부모들은 반응이 영 신통찮다.
비록 아이스크림이지만 음식을 먹고 나면 소화를 시켜야 하는 법. 이윽고 외발수레 굴리기 경기가 벌어진다. 외발수레에 건초더미를 올려놓고 달리는데 생각처럼 쉽지 않다. 조금만 중심을 잘못 잡으면 기우뚱거리면서 쓰러지기 일쑤다. 그러나 이기고 지는 것은 중요치 않다. 그마저도 추억일 따름이다.
우유 상식 퀴즈대회는 그간 잘못 알았던 우유에 대한 편견이 허물어지는 시간이다. 이 시간을 통해 우유를 맛있게 먹는 방법을 배운다. 목장에서의 낙농체험은 퀴즈대회를 끝으로 마무리된다.
★문의: 낙농진흥회(www.ilovemilk.or.kr) 02-6007-5546
★체험비용: 어른 2만3천원, 어린이 1만9천원(중식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