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이 절로 열리는 개심사 전경. | ||
개심사는 이름 그대로 ‘마음을 여는 절’이다. 서해안고속도로 서산IC에서 32번 국도로 운산을 지나 해미 방향으로 달리다보면 커다란 목장이 나온다.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길을 들어 저수지를 끼고 3km 정도 달리면 개심사다. 절로 가는 길이 무척 아름답다. 한겨울이지만 아직까지 목장의 풀은 파릇한 기운이 남아 있고, 호수도 운치 있다.
3년 전쯤 일주문을 만든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사실이었던 모양이다. 개심사를 찾는 사람들이 많이 묵어가는 고목나무가든을 지나니 일주문이 떡 하니 서 있다.
개심사는 아주 자그마한 절이다. 보물 제143호로 지정된 대웅전도 그다지 크지 않고 심검당, 명부전도 고만고만하다. 그렇지만 주변의 풍광과 어우러져 소박한 아름다움을 뽐낸다. 개심사는 요즘 말로 ‘자연주의 절’이다. 서까래나 기둥은 잘 생기고 잘 다듬은 나무들이 아니다. 휘어지면 휘어진 대로 기둥이 되었고 결을 결코 거스른 흔적이 없다.
백제 때 창건한 이 절 마당 아래 뜰에는 작은 연못과 대나무숲이 있다. 연못은 긴 통나무를 반으로 쪼개 건널 수도 있게 해 놓았다. 사철 푸른 대나무숲 앞에는 잠깐 엉덩이를 대고 쉴 수 있도록 의자를 마련해 놓아 담소를 나누기 좋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화장실인 개심사 해우소는 겨우 내내 붉은 단풍나무에 둘러싸여 있어 정말 근심을 더는 곳으로 적격인 듯 보인다.
# 석문 방조제
송아IC에서 빠져나와 38번 국도를 따라 우회전해 달리다보면 석문방조제와 마주친다. 멀리서부터 봐도 방조제의 끝이 가늠이 안 될 정도로 어마어마하게 길다. 총 길이가 10.6km에 달한다고 하니 그럴 만도 하다.
당진군 송산면 가곡리 성구미와 석문면 장고항리를 연결한 이 방조제는 오른쪽으로는 어부들의 터전인 갯벌이, 왼쪽으로는 갈대밭이 우거져 철새들의 보금자리가 됐다.
방조제는 높이 3m가량 되는데 사람들은 갓길 주차를 해 놓고 이 방조제에 올라 산책을 한다. 간혹 낙지를 한가득 망태에 잡아온 어부들과 만나면 즉석에서 흥정이 벌어지곤 하는데, 싱싱한 뻘낙지가 10마리에 3만원 정도. 이 추운 겨울, 어부들의 수고스러움에 비하면 무척 싼 가격이다.
석문방조제에서 20여분 더 달리면 석문방조제에 버금가는 7.8km 길이의 대호방조제를 만난다. 대호방조제의 분위기는 석문방조제와 비슷한데 아름다운 휴양지인 도비도를 끼고 있어 이채롭다. 작은 섬이었던 도비도는 대호방조제가 건설되면서 육지가 되어 버렸다. 이곳에는 인근 서해바다를 순회하는 유람선이 인기다. 운항시간은 대략 1시간30분.
도비도는 썰물 때면 갯벌이 드넓게 드러나는데 이곳에서 조개와 소라 등을 잡을 수 있다. 조성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섬답게 시설물은 깨끗한 편이고 숙박시설도 잘 돼 있다. 문의는 대호농어민교육복지센터 041-351-9200.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