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계산 자락에 자리한 청정도량 청계사. | ||
경기도 의왕시 청계동 청계사는 용주사에 딸린 사찰이다. 통일신라시대에 창건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으니 어림잡아 1천3백 년이 넘는 역사를 지니고 있다. 경내에는 신라 석등과 부도 조각 일부가 남아 있으며 극락보전과 종각, 삼성각, 산신각 등 10여 채의 건물이 있다.
극락보전 옆에 있는 동종은 경기유형문화재 96호로 지정됐다. 1701년 제작된 이 종은 높이 115cm, 지름 71cm로 아담한 편이다. 연꽃 줄기를 쥐고 구름 위에 서 있는 보살상 4기가 조각되어 있다. 청계사에는 경기유형문화재 135호인 목판도 보관돼 있다. 청계사에서 판각하고 간행한 것으로 14종 4백66판에 이른다.
특히 청계사에선 이색적인 불상 하나가 눈길을 끈다. 삼성각 오른쪽에 누워 있는 불상이 바로 그것. 이 와불은 크기가 15m 높이가 2m에 달할 정도로 거대하다. 오른손으로 고개를 받치고 누워 있는 모습이 평화롭기만 하다.
이 와불이 특이한 것은 여느 불상들처럼 돌을 깎아 만들지 않았다는 점이다. 보통 불상은 거대한 돌덩이를 재료로 조각하게 마련인데 이 와불은 어른 주먹만 한 몽돌 수십만 개를 붙여 만들었다.
▲ 수십만 개의 몽돌을 붙여 만든 청계사의 명물 ‘와불’. | ||
이곳은 예부터 재물운을 비는 도량으로도 이름이 높다. 각 운세별로 효험을 기원하는 장소가 따로 있는데 수험생 합격운은 관악산 연주대, 사업운은 지리산 천왕봉, 병 치유는 팔공산 갓바위 부처 등이 대표적이다.
청계사 양쪽으로는 명산인 청계산 등산로가 있다. 청계산은 618m로 그리 높지 않지만 주봉인 망경대를 비롯해 옥녀봉, 청계봉 등 봉우리들의 산세가 참 수려하다.
청계산 등산객들에게 청계사는 갈증을 풀고 다리를 쉬어가는 곳이기도 하다. 청계산 입구 주차장에서부터 청계사까지는 걸어서 30분. 청계사까지 차로 올라갈 수도 있지만 걸어 올라가길 권한다. 포장도로지만 구불구불 양의 창자처럼 생긴 길이 걷는 재미를 준다.
그렇게 청계사까지 올라간 다음 시원한 약수로 목을 축이면 스트레스까지도 씻겨 내려가는 느낌이다. 청아한 풍경소리를 벗 삼아 한 해의 다짐을 다시 되새긴다면 적어도 ‘작심삼일’의 부끄러움은 면할 듯하다.
★가는길 ▶자가운전: 안양시→인덕원사거리→청계동(342번 지방도) 혹은 양재동→판교→청계동 ▶대중교통: 인덕원사거리에서 청계사 입구까지 약 30분 간격으로 1번 마을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청계사 http://www.chungkeisa.com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