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C카 경기장 2층에서 조종에 열중인 경기 참가자들. | ||
지난 2월12일 경기도 포천군 소흘읍 고모리 기리나모형자동차 경기장. 폭발적인 엔진굉음이 경기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RC자동차의 재야고수들이 경기를 갖는 이 날. 50여 명의 참가자들로 경기장은 부산스러웠다. 연령대는 초등학생에서부터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중년까지 다양했다.
RC(Radio Control)자동차는 쉽게 말해 무선조종모형자동차를 통틀어 이르는 용어. 크게 동력을 어디서 얻느냐에 따라 전기 충전으로 구동되는 전동차(electric powered)와 연료를 주입해 달리는 엔진차(gas powered)로 나뉜다. 또 주행 장소에 따라 온로드와 오프로드 차량으로 구분된다. 차종은 2륜구동, 4륜구동, 트럭, 버기(오프로드 레이싱카), 몬스터(바퀴가 집채만 한 차)가 있다.
자동차의 크기 또한 다양한데 보통 실제 차량의 8분의 1에서부터 10분의 1 축소모형을 선호하는 편이다. 엔진의 성능에 따라서는 기본적인 스톡투어링, 레이싱에 맞게 설계된 모디파이드투어링, 최고의 엔진성능을 보여주는 퓨어레이싱 등으로 세분화된다.
이날은 온로드 경기로 1/8퓨어레이싱과 1/10스톡, 모디파이드 투어가 열렸다. 경기장 풍경은 레이싱걸만 없을 뿐 여느 유명 서킷 못지않다.
▲ 경기 참가를 위해 차를 정비하는 사람들. | ||
선수들은 각각의 경기에 앞서 일일이 엔진을 세팅하고 타이어를 점검한다. RC자동차는 조립에서 정비까지 전 과정을 조종자가 해야 한다. 차량은 실제 차량과 비교했을 때 편의시설만 없을 뿐 거의 모든 것이 똑같다. RC자동차를 스스로 조립할 정도라면 실제 자동차의 구조는 훤히 꿰게 된다. 마찬가지로 RC자동차 정비를 할 수만 있다면 실차에서도 그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 점은 RC자동차의 큰 매력 중 하나다.
그러나 RC자동차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스릴이다. 실제 차량으로는 해볼 수 없는 기술과 묘기에 맘껏 도전해 볼 수 있다는 점이야 말로 사람들을 RC자동차의 세계로 끌어들이는 힘이다.
아마추어 카레이서이기도 한 최원석씨(34·회사원)는 “짜릿함이야 실차가 더 크지만 RC자동차도 그에 못지않다”면서 “고장이 나더라도 가격 부담이 실차에 비해 크지 않은 RC자동차는 신기술을 연마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 RC카 경기시 출발 모습. 진행요원이 체크키를 들고 신호하면 한 대씩 순차적으로 출발한다. | ||
보통 예선 10분, 결선은 30분 동안 경기가 진행되는데 한 경기를 마치고 나면 조종자들은 땀범벅이다. 그만큼 에너지소비가 크다는 것이다. 기리나서킷 윤 대표는 “RC자동차라고 하면 아이들 놀이로 생각하기 쉬운데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즐길 수 있는 스포츠”라면서 “RC자동차도 정식스포츠의 한 종목으로 분류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C자동차는 동호인이 10만 명이 넘고 대회만도 10여 개 이상 열린다. 해외에서는 세계선수권대회도 열린다. RC자동차 마니아라면 누구나 꿈꾸는 세계선수권대회. 동호인들은 그 시상대 한가운데 서서 당당히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샴페인 세례를 받는 상상을 하곤 한다. 그 꿈을 이루려 오늘도 그들은 RC자동차를 닦고 조이고 기름 치며 서킷을 찾는다.
★문의: 기리나모형자동차
· 경기장(http://www.yescall.com/ girina) 031-542-0783
· 황찬영의 RC이야기(http://www.rcholic. com.ne.kr)로 들어가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특히 각 제조사와 동호회, 서킷 등에 대해 알고 싶다면 홈페이지 상단 ‘rclinks’를 클릭하면 된다. 4만여 명이 가입해 활동하고 있는 다음카페 온로드(http://cafe.daum.net/onroad)에 가면 종목, 제품, 소요비용 등에 대한 고수들의 조언이 이어진다.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