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웨이크보드를 타고 점프를 시도하는 보더. 하얀 물보라가 시원하다. | ||
요즘 한강에 가면 벌써 여름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윈드서핑을 하거나 수상스키를 하는 사람들이 보이는데 간혹 널빤지처럼 생긴 ‘물건’을 타고 물결을 가르는 사람들도 볼 수 있다. 배우기 쉽고 각종 묘기를 부릴 수도 있어서 각광을 받는 수상레포츠, 바로 웨이크보드다.
웨이크보드는 한마디로 물 위에서 즐기는 스노보드다. 다른 것이 거의 없다. 단 스노보드가 경사면을 이용해 내달리는 반면 웨이크보드는 보트가 끌어줘야만 한다는 것이 차이 날 뿐이다.
웨이크보드는 보트에 로프를 연결한 다음 수상스키처럼 타는데 스키와는 성격이 다르다. 스키가 스피드를 즐기는 레포츠라면 웨이크보드는 속도보다 기술을 중요시한다. 보트가 질주할 때 일으키는 파도를 이용해 점프를 하거나 심지어 공중회전까지 해낸다.
우리나라에 도입된 지 겨우 6~7년밖에 안 됐지만 이 레포츠의 유래는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유행하던 서핑을 즐기던 젊은이들이 파도가 없는 호수에서 서핑 기술을 펼치기 위해 고안해낸 것. 이후 국제적으로 일대 선풍을 일으킨 이 레포츠는 우리나라에서도 빠른 속도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웨이크보더는 10만 명이 넘는다. 동호회도 많다. 그중 가장 꾸준히 활동하는 곳이 ‘인버트’. 이 동호회의 현재 회원은 무려 1만 1000명. 웨이크보드 동호회 수가 늘어났지만 이 동호회에 대한 인기는 여전하다.
인버트 회원들은 요즘 매일같이 한강에서 새벽 라이딩을 즐긴다. 새벽 6시부터 시작하는 이 프로그램은 직장인들을 배려한 것이다.
“출근 전에 한 시간 정도 웨이크보드를 즐겨요. 아침운동겸이죠.”
인버트 운영자 고경석 씨(28)는 새벽시간을 쪼개 웨이크보드를 즐기는 사람이 꽤 많다고 전한다. 매일 한강으로 나오는 사람만 십수 명. 주말에는 20명이 훌쩍 넘는다. 20대 학생에서부터 40~50대 중년 샐러리맨까지 연령층도 다양하다. 여성들도 많다. 성비가 대략 반반 정도.
웨이크보드에 대체 어떤 매력이 있기에 달콤한 새벽잠을 포기하면서까지 사람들이 이처럼 한강으로 모이는 걸까.
그 이유에 대해 고 씨는 “자유를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시속 30~40㎞의 속도로 질주하는 보트에 매달려 물 위를 나는 듯 질주하는 것만으로도 무한자유를 느낀다고 한다. 게다가 파도가 만들어낸 물결을 이용해 머릿속 이미지대로 하나의 기술을 성공해냈을 때의 짜릿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그 때문에 사람들은 웨이크보드에 중독되고 여름을 미치도록 사랑한다.
▲ 보트에 연결된 봉을 잡고 물 위에서 서는 연습을 하는 초보 보더. | ||
스노보드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유리하다. 무작정 물로 들어가는 것도 한 방법이지만 미리 자세교육을 받고 들어간다면 훨씬 수월하다. 생초보자라도 슈트를 입고 물에 서너 번 빠져가며 배우다보면 어느새 요령이 생긴다. 안전조끼를 입기 때문에 사고의 위험은 거의 없다.
초보자들은 보트 옆에 장착된 긴 봉을 잡고 훈련을 하게 된다. 처음부터 흔들리는 로프를 잡고서는 결코 몸을 일으켜세울 수 없기 때문이다. 기마자세와 같은 포즈를 유지하며 자세를 익힌 후에야 비로소 로프적응훈련이 시작된다.
봉과 로프는 천양지차. 자신 있다고 호언장담하던 사람들은 보트가 일으키는 물결을 이용하기는커녕 제 몸 하나 가누지 못한다. 그러나 그렇게 반복하길 또 서너 번. 드디어 감이 온다. 물결을 어떻게 타야 하는지 몸이 터득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재미를 느끼게 되면 바로 ‘중독’. 시도 때도 없이 물이 그리운 아쿠아맨이 되는 것이다.
웨이크보드 1회 이용료는 2만 5000원. 인버트에 회원으로 가입하고 새벽반에 등록할 경우 1만 9000원. 수트와 안전조끼, 보드 등 기타 장구는 대여받을 수 있다.
★문의: ▶인버트(http://cafe.daum.net/wakeboard)
▶피코스포츠(http://www.picosports.com) 02-541-8255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