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막사 경내로 오르는 돌계단. 철분이 다량 함유된 삼막사 약수는 맛이 약간 비릿하고 붉은 빛이 돈다. | ||
삼성산은 관악산 주능선에서 서쪽으로 무너미고개 너머에 비죽이 솟아오른 산이다. 높이가 481m로 그다지 높지 않고 등산로도 험한 편이 아니어서 오르는 데 별 무리가 없다.
산행은 서울대, 시흥동, 안양유원지, 경인교대 등 여러 경로가 있는데 삼막사까지 가는 가장 빠른 코스는 경인교대를 기점으로 삼는 것이다.
이곳에서 출발하는 삼막사 등산로는 두 갈래로 나뉜다. 하나는 시멘트로 포장된 길, 그리고 또 하나는 유순한 경사를 지닌 산길. 어떤 길을 택하든 산을 오르는 사람의 마음이지만 산정으로 이어지는 인공의 길이 그다지 보기 좋지는 않다.
산길은 다듬어지지 않은 날것처럼 좁고 투박하다. 하지만 길은 비교적 뚜렷해서 헤맬 염려는 없어 보인다. 삼막사까지는 2㎞. 약 40분이면 주파가 가능한 거리다. 길을 따라 능선을 오르다보면 왼쪽으로 커다란 바위가 있는 고개를 만난다. 그냥 지나칠 수도 있지만 잠시 그 고갯마루에 올라보자. 그리 높은 봉우리랄 수는 없지만 이곳에 서면 삼성산 일대를 다 조망할 수 있다.
이 지점을 지나 15분 정도 더 길을 오르면 삼막사가 있는 삼막고개다. 삼막사는 삼성산의 8부 능선쯤에 자리하고 있다. 1300여 년의 역사를 간직한 삼막사는 원효와 의상, 윤필 등 세 고승이 암자를 지어 수도·정진한 절이다. 이곳에는 고려시대 세워진 삼층석탑과 조선후기 조각된 마애삼존불, 망해루와 명부전 등 많은 유물들이 들어차 있다.
대웅전 격인 육관음전 우측 축대 위에 서 있는 삼층석탑은 고려 말 원나라의 침략에 맞서 싸워 이긴 후 세운 승전기념비로 전체적으로 균형미가 돋보인다. 마애삼존불은 천불전 뒤편 칠성각에 있다. 자연암벽에 새긴 이 삼존불은 우리나라 고유의 마애불과는 복장이나 표정 등에서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 원효대사가 수도 정진한 석굴이 천불전 뒤편에 있다. | ||
사람들에게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천불전 바로 뒤편에는 원효대사가 수도·정진했던 작은 석굴이 있다. 길도 나 있지 않고 표지판도 없는 탓에 찾기가 쉽지는 않다. 하지만 천불전 뒤로 바위에 홈을 파 계단처럼 만든 것이 희미하게 보이는데 이 길을 따라 20m쯤 올라가면 그 석굴을 볼 수 있다.
삼막사에서 삼성산 정상은 지척이다. 깃대봉까지는 10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이곳에서 하산길은 정하기 나름. 관악산으로 잡든 시흥 방향으로 잡든 나름대로 다 맛이 있다. 관악산 길로 간다면 팔봉능선을 넘는 재미가 있고 시흥 방향은 호랑이의 기운을 누르기 위해 지었다는 호압사와 가뭄에도 물의 양이 변하지 않는다는 한우물 등 유적지를 두루 둘러볼 수 있어 좋다.
★길잡이: 제2경인고속도로(안양 방면 종점)→삼막사거리 직진→삼막사 입구(경기캠퍼스)
★문의: 안양시청(http://www.anyang.go.kr) 031-387-7111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