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혜령 교수
[대전=일요신문] 육심무 기자 = KAIST 변혜령 교수와 정유성 교수 연구팀이 높은 충전 속도에서도 약 80%의 전지 효율 성능(round-trip efficiency)을 갖는 리튬-산소 전지를 개발했다.
연구진은 일차원 나노구조의 얇고 높은 비표면적을 가지는 비결정성 리튬과산화물이 충전 시 빠르게 분해돼 과전위를 크게 낮출 수 있음을 입증했다.
메조 다공성 탄소물질인 CMK-3을 전극으로 사용하면 방전 시 일차원의 비결정성 리튬과산화물들이 다공성 내에서부터 형성된다.
이들은 기존의 벌크(bulk)하고 결정성을 보이는 리튬과산화물과는 달리 낮은 충전 과전위에서도 빠르게 분해돼 전지 효율 성능을 80%까지 향상시켰다.
특히 충전 속도에 따라 과전위가 크게 올라가는 기존의 리튬-산소 전지와는 달리 충전 속도를 40배 높게 올릴 경우에도 전지 효율 성능이 동일하게 유지돼, 일차원 나노구조 및 비결정성을 가지는 리튬과산화물이 높은 전기 및 이온전도도를 가짐을 제시했다.
기존에 개발된 리튬-산소 전지는 충전 속도가 높아지면 전지 효율 성능이 급속히 저하되는 단점이 있었다.
방전 생성물인 리튬과산화물의 형상 및 구조를 조절해 난제였던 충전 과전위를 낮추고 전지 효율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음을 증명한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2월 14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특히 값비싼 촉매를 사용하지 않고도 높은 성능을 가지는 리튬-산소 전지를 제작할 수 있어 차세대 전지의 실용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변혜령 교수는 “리튬과산화물의 형상, 구조 및 크기를 제어해 전기화학 특성을 변화시킬 수 있음을 증명함으로써 리튬-산소 전지뿐만이 아닌 다른 차세대 전지의 공통된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았다”고 말했다.
이론 해석을 제공한 정유성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로 기존에 절연체로 여겨진 리튬과산화물이 빠르게 분해될 수 있는 반응 원리를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리튬과산화물 모식도 및 전자현미경 사진
현재 친환경 전기 에너지의 보급과 전기차의 개발로 전지의 중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지만, 현 리튬-이온 전지를 사용해 한 번 충전으로 500㎞ 이상을 주행하기에는 기술적인 한계가 있다.
따라서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현재의 휘발유의 주행거리만큼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원천적으로 높은 에너지 밀도 가지는 차세대 전지를 개발해야 한다.
리튬-산소 전지는 리튬-이온 전지의 3~5배에 달하는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가지기 때문에 전기차 혹은 드론에서의 사용을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또한 공기 중 산소를 포집해 가역적 전기화학 반응을 통해 작동되기 때문에 친환경적이고 가벼운 장점이 있다.
하지만 방전 시 형성되는 리튬과산화물(Li2O2)은 낮은 전기 및 이온전도도를 가지기 때문에 충전 시 이를 분해하기 위해 과전위를 높여야하는 문제가 있다.
높은 과전위는 전지 효율 성능(round-trip efficiency)을 낮출 뿐만 아니라 부반응을 촉진시켜 전지의 충방전 사이클 횟수를 크게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 따라서 높은 성능을 가지는 리튬-산소 전지가 사용되기 위해서는 높은 과전위를 낮추는 일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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