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에서 고구려 왕이 업무를 보는 대전. | ||
<태왕사신기> 주 세트장은 제주특별자치도 북제주군 조천읍 묘산봉 지구 내에 있다. 22만㎡에 달하는 거대한 부지에 국내성을 비롯한 여러 건물들이 들어서 있다. 세트장 조성에만 무려 220억 원이 들었을 만큼 건물들은 ‘세트’라기 보다 ‘실제’에 가깝다.
세트장 입구인 외성문에 들어서면 정중앙으로 멀리 국내성이 보이고 왼편으로 저잣거리와 천지신당, 오른편으로 야시장을 비롯해 호화객잔과 연가려 저택이 펼쳐져 있다. 서민들의 생활공간인 저잣거리는 주인공 ‘담덕’이 왕이 되기 전에 몰래 성을 빠져 나와 동무들과 어울리던 곳. 외부뿐만 아니라 내부까지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하다. 계단을 타고 2층으로 올라갈 수도 있고 문고리 하나까지도 허투루 만든 게 없다. 둘러보고 있으면 이곳에 살던 고구려인이 어디선가 나타나 말을 건넬 것만 같다.
저잣거리가 서민들의 무대라면 호화객잔과 연가려 저택은 귀족들의 공간. 귀족들이 풍류를 즐기던 호화객잔은 도박과 술판이 벌어지던 술집. 건물들은 지은 지 꽤 된 느낌이 들도록 다소 낡아 보이게 지었다. 고구려 제일의 귀족인 연가려가 살았던 그의 저택은 호화객잔과 맞붙어 있다. 연가려는 왕을 해치고 자신의 아들을 왕으로 만들려는 야심가로 왕 이상의 힘을 가지고 있던 실존 인물. 연가려의 지위를 상징하듯 저택은 매우 크고 기품이 있다. 저택 안에는 연못과 정원 정자 등이 잘 갖추어져 있다.
저잣거리를 둘러본 후 내성문을 통해 성 안으로 들어가면 웅장한 궁궐이 길손을 맞이한다. 중앙의 대전을 비롯해 뒤편으로 연결된 침전, 오른편의 대신관 처소, 고구려의 교육기관인 태학 등의 건물이 들어서 있다. 성문 주위로는 좌측지, 우측지 등 적의 침입을 알리는 망루가 설치돼 있다.
호평을 받았던 격구 장면 촬영지도 묘산봉 지구와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자동차로 15분 정도 떨어진 구좌읍 송당리 성불오름에 그 세트장이 있다. 요새처럼 지어진 이 세트장 밖에는 고구려를 상징하는 삼족오(다리가 세 개 달린 새)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안으로 들어가면 요즘의 경기장처럼 원형으로 광장이 만들어져 있고 둘레에는 관람석이 설치돼 있다.
한편 세트장 인근에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만장굴과 김녕사굴 등의 용암동굴이 있다. 총길이 8928m에 달하는 거대 동굴인 만장굴은 그 규모 면에서도 세계적이다. 굴 안에는 석주와 종유석 등이 장관을 이룬다. 굴이 길고 내부 또한 단조롭지 않아 굴탐사를 즐기기에 충분하다. 김녕사굴은 총길이 705m로 동굴 끝 부분에 있는 용암폭포 등의 모습이 감탄사를 자아내게 한다.
★길잡이: 제주공항(12번 일주도로 이용)→함덕리(16번 도로 이용)→선흘리→묘산봉 세트장
★문의: 파크써던랜드(www. parksouthernland.co. kr)064-782-9471 ~3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