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수된 죽주산성 성곽. | ||
죽주산성은 축조연대가 명확치 않은 석(石)산성이다. 다만 신라 때 본성을 쌓고 고려 때 외성을 쌓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성의 이름은 이 지역 죽산의 옛 이름 죽주에서 딴 것이다.
산성은 1.7㎞(둘레)의 본성과 1.5㎞의 외성 그리고 270m짜리 내성 등 세 겹으로 이뤄져 있다. 현재는 산성 복원작업이 한창이다. 하지만 성곽을 따라 걷기에는 별 무리가 없다. 일부 공사 구간을 제외하고 성곽은 대부분 개방돼 있다.
죽주산성은 십수 세기에 걸쳐 전란의 소용돌이 한가운데 있었다. 후백제의 견훤이 이 성에 진을 치기도 했고 고려 때는 몽고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곳이다. 조선으로 넘어와서는 임진왜란 당시 경기 남부의 보루 역할을 했다.
기구한 역사는 지리적인 위치 때문이다. 이 산성은 충청에서 서울로 통하는 길목에 자리하고 있다. 경기와 충청, 강원이 만나는 이 지점은 따로 설명을 붙이지 않더라도 요지 중에 요지임을 알 수 있다.
산성의 입구는 동문이다. 이곳으로 들어서면 성내 건물 자리터 복원공사 현장이 눈에 들어오고 오른쪽으로 성곽이 이어진다. 동문에서 북벽으로 이어지는 성곽은 공사가 덜 끝났다. 석재들이 이곳저곳에 널브러져 있다. 조금 더 올라가면 말끔히 단장된 새 석벽과 옛날의 석벽을 함께 만난다. 석벽의 색깔에서 세월의 간극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새 석벽은 희멀끔하고 천년 세월을 이겨온 옛 석벽은 흙빛처럼 곱고 커다란 바위처럼 강해 보인다.
성곽을 따라 100m쯤 더 가면 북치성이 나온다. 성은 무너져 몇 단의 돌만 쌓여 있다. 그 옆으로 오동나무가 아직도 푸르다. 이곳에 서면 멀리 일죽면 일대가 훤히 눈에 들어온다. 가을걷이를 앞둔 논에선 황금물결이 출렁이고 있다.
북치성에서 남벽 쪽으로 서북성곽 길을 걸어 내려오다보면 왼쪽 오솔길 옆으로 기와지붕이 보인다. 충의사다. 고려시대 때 몽고군을 맞아 승전을 기록한 송문주 장군의 전공을 기리는 사당이다. 사당 주변에 전나무와 소나무들이 마치 호위라도 하듯 둘러서 있다.
한편 죽주산성 바로 옆에는 ‘꽃절’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의 사찰이 하나 있다. 꽃 피는 봄이 되면 온통 꽃으로 덮이는 사찰이다. 산성 아래로는 매산리 석불입상과 미륵당 5층석탑이 있으며 죽산리에는 당간지주, 죽산향교, 죽산리 3층석탑 등의 유물이 산재해 있다.
★길잡이: 중부고속국도 일죽IC→안성 방면 38번 국도→제2죽산교 건너 용인 방면 17번 국도→죽주산성 ★문의: 죽산면사무소 031-678-3912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