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브농원에서 꽃향기에 취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족들. | ||
경기도 화성시 매송면 원평리에 자리한 원평허브농원은 볼품없는 외양과 달리 속이 아주 꽉 차 있다. 바깥에서 볼 때는 그저 단순히 비닐하우스 몇 동이 머리를 맞대고 있는 모습. 기대를 하고 왔던 사람들은 첫인상에 실망이 이만저만 아니다. 그러나 온기를 가두고 있는 비닐하우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완전히 딴 세상이다. 이름도 생소한 수많은 허브들이 꽃을 피워내며 저마다의 향기를 자랑한다.
농원의 전체 면적은 약 1만 3000㎡로 그리 작은 편이 아니다. 주 전시공간 외에 재배포장동, 관리동, 강의온실, 관리사, 실외놀이터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1500㎡쯤 되는 전시공간은 아기자기하기가 이를 데 없다. 여러 가지 소품을 이용해 꽃밭을 가꾼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쓸모없이 버려지는 타이어도 이곳에서는 훌륭한 장식이 된다. 커다란 타이어를 쌓거나 또는 걸어놓고 주변에는 브라질 아브틸론을 심었다.
종 모양의 아브틸론꽃은 벌써 누군가 많이 따먹었는지 꽃자리만 남아 있는 것들이 많다. 판자로 만든 작은 집 뒤로는 깻잎처럼 생긴 헬리오트로프가 강렬한 보라색 꽃을 피우고 있다. 진종일 쉼 없이 돌아가는 물레방아 옆에는 주황색 꽃양귀비들이 한데 모여 ‘반상회’를 열고 있다.
쉴 곳도 잘 마련돼 있다. 곳곳에 나무로 만든 탁자와 의자가 놓여 있다. 아이들을 위한 놀이시설도 전시장 중앙에 있다.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온도와 습도가 다소 높아서 나른해지기 쉬운 전시장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전시장 한편에는 허브숍과 카페가 있다. 허브숍에는 허브와 관련된 거의 모든 게 다 있다. 향주머니, 비누, 샴푸, 린스, 바디오일, 주방세제 등 허브 제품이 100가지가 넘는다. 카페에서는 다양한 허브차를 판다. 이곳에서 직접 만든 차들이다. 사람의 성향에 따라 맞춤 차를 추천한다.
차를 고르고 마시는 동안 원평허브농원 이종노 대표(48)로부터 허브와 아로마테라피 등에 대해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이 대표는 자타가 공인하는 허브박사다. 허브를 주제로 고려대 생명과학대학원 졸업논문을 썼고 한국농업전문학교 현장교수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카페에서 차를 마시면 허브화분을 하나씩 나눠준다. 전시실에서 나가면 길쭉한 비닐하우스들이 곳곳에 있는데 그중 하나가 재배실이다. 이곳으로 가면 로즈마리와 라벤더처럼 기르기 쉬운 허브들을 분갈이해준다.
한편 농원에서는 각종 체험도 해볼 수 있다. 매주 토·일요일 각 3회씩 허브비누 만들기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허브양초와 바디오일도 만들어볼 수 있다.
★길잡이: 서해안고속국도 비봉IC→첫 사거리에서 매송 방면 좌회전 후 직진→내리·원평→허브농원
★문의: 원평허브농원(http://www.herbsfarm.co.kr) 031-294-0088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