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미리에서 궁평리로 넘어가는 언덕에서 보이는 작은 섬. | ||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백미리는 궁평항으로 가는 길 오른편에 자리한 작은 어촌이다. 구불구불한 좁은 길을 따라 자동차로 5분 이상 들어가야 비로소 마을에 닿는다. 백미리는 뱀의 꼬리를 닮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으로 농사도 더러 짓지만 주민 대부분이 어업 종사자들이다.
백미리는 화성에서도 내로라하는 갯벌지역이다. 물이 빠지면 마을 앞에 드넓은 갯벌이 드러난다. 주민들은 이곳에서 낙지를 잡고, 굴과 바지락을 캔다. 어장은 인근 감투섬 일대에 형성돼 있다.
감투섬은 밀물 때면 물에 반쯤 잠기지만, 썰물 때면 훤히 몸을 내보인다. 마을에서부터 감투섬 너머까지 시멘트 포장된 길이 나 있다. 마치 머리에 쓰는 감투를 세워 놓은 것 같은 이 섬은 둘레가 겨우 50m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섬이라고 부르기가 민망하다. 어쨌든 섬 주변은 황금어장이다. 그러나 함부로 캘 수는 없다. 마을의 공동어장이어서 외지인은 허락을 맡아야 한다. 마을 홈페이지((http://baekmiri.invil.org) 등에 미리 체험신청을 하고, 정해진 만큼만 채취해야 한다.
‘건강망’ 체험도 할 수 있다. 갯벌에 말뚝을 박고 그물을 걸어 물고기를 잡는 것으로 밀물과 썰물의 차를 이용하는 어업형태다. 바닷물이 빠져나간 후 건강망에 걸린 우럭과 광어, 새우, 게 등을 잡는 재미가 쏠쏠하다. 다만 건강망체험은 10명 이상 단체로 신청해야 가능하다.
갯벌에서 놀다보면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진다. 갈 길이 바쁘다고 서둘러 마을을 빠져나가서는 안 된다. 백미리의 해거름 풍경을 담고 가야 한다. 궁평항의 해거름이 유명하다고 소문이 났지만 백미리도 그에 못지않다. 앞바다에 떠 있는 배들이 궁평항 해거름의 조연이라면, 백미리는 감투섬이 그 역할을 대신 한다. 감투섬 주변 갯벌과 바다를 황금빛으로 물들이다가 결국은 사위를 빨갛게 태우며 제부도 너머로 커다란 해가 떨어지는데 그 모습이 장관이다.
한편 백미리에서 궁평항까지는 걸어서 갈 수도 있다. 백미리 왼편으로 산길이 나 있다. 걸어서 20분이면 충분한 거리로, 솔밭과 어우러진 해안이 일품이다. 백미리를 찾은 길에 함께 둘러보면 좋다. 궁평항 인근에는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된 정용채, 정용래가옥이 있다. 전통 한옥의 아름다움을 엿볼 수 있는 건물들이다.
★길잡이: 서해안고속국도 비봉IC→서신, 송산 방면 313번 지방도→남양 하라문삼거리에서 좌측 317번 지방도 방면→서신 상안삼거리에서 좌측 309번 지방도→백미리
★문의: 백미리마을(http:// baekmiri.invil.org) 031-357-3379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