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전거섬 신도. | ||
신도, 시도, 모도는 인천광역시 옹진군 북도면에 자리하고 있다. 영종도 삼목선착장에서 겨우 10분 거리. 배는 세 섬 중 가장 큰 신도에 닻을 내린다. 신도에는 세 섬을 굽어볼 수 있는 구봉산이 중앙에 버티고 있다. 섬과 섬은 각 100m 정도 길이의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신도와 시도에는 유명 드라마 세트장이 세워져 있고, 모도는 바닷가 조각공원이 아름답다.
세 섬은 그냥 자동차로 휙 하니 둘러보면 아쉬움이 남을 만한 풍광을 지녔다. 천천히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돌아보는 게 좋다. 자전거를 가지고 들어갈 수도 있지만 시도에 마을 노인들이 운영하는 자전거대여소가 있다. 2시간 2000원이 기본. 선착장 앞에서 ‘신시도공영버스’라고 불리는 마을버스를 타고 시도까지 들어가 자전거를 대여하면 된다. 버스는 배 시간에 맞춰 한 시간에 한 대씩 있다.
신도에는 선착장에서 2㎞ 정도 떨어진 신도3리 언덕바지에 드라마 <연인> 세트장이 있다. 2006년 말부터 지난해 초까지 방영된 드라마로 주연배우 이서진, 김정은이 실제 연인관계로 발전해 화제가 됐다. 작은 성당과 세 개의 별채로 이루어진 세트장이 참 아담하다. 세트장 너머는 넓은 갯벌이 펼쳐진 바다다.
시도에는 드라마 <풀하우스> 세트장과 <슬픈연가> 세트장이 있다. 두 세트장은 가까운 곳에 이웃하고 있다. 바닷가 바로 앞에 세워진 <풀하우스> 세트장은 검정색과 하얀색 외벽이 조화로운 2층집으로 드라마 촬영 때 사용했던 소품이 그대로 전시돼 있다.
이 세트장에서 조금만 더 가면 <슬픈연가> 세트장과 만난다. 음악작업을 하던 주인공의 공간이 잘 보존돼 있다. 3층까지 나선형계단을 타고 올라가면 신도와 시도, 그리고 모도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시도에는 이들 세트장 가는 길에 염전도 있다. 오후 햇살이 강해질 무렵, 염전에는 눈처럼 하얗게 소금이 쌓인다.
막내 섬 모도에는 세트장이 없다. 대신 이곳에는 아름다운 배미꾸미 조각공원이 있다. ‘이일호 조각공원’이라고도 부르는 곳으로 ‘배미꾸미’는 ‘배의 밑바닥 구멍’이라는 뜻이다. 이곳의 모양이 꼭 그렇게 생겼다는데 상상에 맡긴다.
조각공원 한쪽에 서 있는 비문에 따르면 ‘왜 이곳에 서 있는지 모르는’ 조각작품 수십 점이 공원에 놓여 있다. 조각가 이일호 씨의 작품으로 썰물 때면 그 모습을 드러냈다가, 밀물 때면 수면 아래서 고요히 잠든다.
한편 이 조각공원에서는 김기덕 감독의 <시간>이라는 영화가 촬영되기도 했다. 영화 속에서 풍경으로 담을 만큼 이곳의 해거름은 멋있다.
★길잡이: 신공항고속도로→영종대교를 건너 우측 길→삼목선착장. 오전 7시 10분부터 1시간 간격으로 출항. 신도에서 다시 삼목선착장 쪽으로 나오는 배는 오후 6시 30분이 마지막.
★문의: 인천광역시(http://www.incheon.go.kr) 관광진흥과 관광행정팀 032-440-4044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