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은 횡성의 숲 중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았으면서도 추천할 만한 곳은 ‘숲체원’이다. 개원한 지 겨우 1년 남짓밖에 안 된 곳으로 아직 입소문을 타지 않았다. 그 탓에 주말이나 휴가철에도 사람이 붐비지 않고 조용해서 좋다.
숲체원은 한국녹색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국내 유일의 숲체험 휴양림이다. 숲체원은 청태산 자락 해발 850m 지점에 자리하고 있다. 영동고속도로 둔내IC로 나와 우회전한 후 계속 달리다보면 숲체원이 나온다.
숲체원이 여느 수목원이나 휴양림과 구분되는 것은 산책로다. 숲체원에는 나무데크로 된 산책로가 해발 920m의 정상까지 이어져 있다. 경사도는 아무리 가파른 곳이라 해봐야 15도를 넘지 않는다. 경사도를 줄이기 위해 길을 곧게 뽑지 않고 지그재그로 만들었다. 임산부도 산책이 가능하도록 배려했다는 것이 숲체원 측의 설명이다. 직접 걸어보니 힘이 전혀 들지 않는다. 휠체어를 타고서도 길을 오르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산책로의 길이는 1㎞ 정도다. 산책로 주변에는 신갈나무들이 울창하다. 주변에는 금낭화처럼 아름다운 들꽃이 흐드러져 더욱 기분이 좋다. 정상까지는 설렁설렁 걷더라도 30분이면 충분하다.
숲체원에는 이처럼 나무데크로 된 산책로 외에도 흙길 산책로가 ‘숲속의집’ 뒤편에 따로 있다. 숲체원에는 모두 5개의 숲 탐방로가 더 있다. 각각의 탐방로는 1~2㎞ 정도의 길이. ‘하늘가 오솔길’, ‘감각들의 오솔길’, ‘내일의 오솔길’, ‘오래된 오솔길’, ‘시냇가 오솔길’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곳 탐방로에는 나무와 쇠를 이용해 만든 예쁜 풍경과 각종 숲체험 시설물들이 설치돼 있다.
사실, 산책하기에 더욱 상쾌한 곳은 흙길 산책로다. 나무데크 산책로가 참나무숲을 관통하고 있다면 흙길 산책로는 잣나무숲 사이를 뚫고 지나간다.
▲ 청태산 해발 850m에 자리한 숲체원(왼쪽 아래). 노약자들도 쉽게 정상까지 산책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숲체원 데크로드(위쪽)와 숲체원 산책로에서 쉽게 관찰할 수 있는 야생화. | ||
숲체원에서는 자연창작 공예프로그램이 연중 계속 진행된다. 솟대만들기, 나뭇잎티셔츠 만들기 등 재미있는 프로그램이 많다. 나만의 개성 가득한 작품을 만드는 재미가 쏠쏠하다.
횡성에는 숲에서 느끼기 쉬운 무료함을 달랠 여행지들이 많다. 자녀들과 함께라면 홀로세생태학교와 천문인마을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갑천면 깊은 산골에 자리한 홀로세생태학교는 도시에서 자란 아이들에게 ‘신나는 자연’을 돌려주는 곳이다. 경쟁에 내몰린 아이들이 한 번도 해보지 못 했던 고기잡이와 곤충채집을 하며 자연을 배우고, 또한 자연의 아름다운 심성을 닮아가는 곳이 바로 홀로세생태학교다. 이곳 근처에는 글로리아허브리조트라는 허브농원이 있다. 한 번쯤 들러봐도 좋을 곳이다.
치악산 자락에 자리한 천문인마을은 잃어버린 별밤의 추억을 되찾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1박2일 일정으로 천체관측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먼저 태양계와 우리 은하에 대한 상식을 알려주고, 별자리 찾기 사전연습을 한 후 본격적으로 별자리찾기에 도전하게 된다. 천체사진 촬영법도 가르쳐준다. 삼각대와 카메라를 챙겨간다면 추억 가득한 그 하늘의 별들을 담아 올 수 있다. 구경 18인치의 거대한 망원경을 통해 들여다본 별들은 형언하기 힘들 정도의 벅찬 감동을 준다.
★길잡이: 영동고속도로 둔내IC→우회전 후 9㎞ 직진→숲체원
★먹거리: 쇠고기 문제로 시끄럽지만 횡성만큼은 예외다.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특등급 횡성한우가 있다. 횡성 새말IC로 나가면 좌측에 우천점(033-345-6160)이 있고, 우측에 최근 개장한 새말점(033-342-6680)이 있다. 그야말로 입에서 살살 녹는 거세 한우만을 취급한다. 모듬구이 메뉴가 1인분 2만 6000~3만 8000원. 다소 가격적인 부담이 있다면 횡성한우정육점식당(033-344-3389)을 추천한다. 새말IC로 나와 좌회전 후 1㎞ 정도 가다보면 왼쪽에 파출소가 하나 보이는데 그 골목으로 150m쯤 직진하면 식당이 나온다. 한우 특수부위가 400g(2인분)에 3만 원 정도. 거세 수소가 아니라 암소라서 조금 싼 편이다.
★잠자리: 숲체원에 통나무 숙박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다. 숙박료는 크기에 따라 3만~10만 원. 각 자연휴양림에도 숲속의집이 있다.
★문의: 숲체원(www.soop21.kr) 033-340-6300, 청태산자연휴양림(www. huyang.go.kr) 033-343-9707, 둔내자연휴양림(www.dunnae.co.kr) 033-343-8155, 주천강변자연휴양림(www.joochun.com) 033-345-8228, 횡성자연휴양림(www.heng seong-rf.co.kr) 033-344-3391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