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만 년 전 신비가 살아있는 미천굴은 얼음창고만큼 시원하다. 일출랜드 내에는 수변공원, 아열대원 등 둘러볼 만한 곳들이 많다. | ||
미천굴(美千窟)은 서귀포시 성산읍 삼달리 일출랜드 내에 있는 용암굴이다. 제주를 상징하는 용암굴인 만장굴에 비해 유명세를 덜 탄 굴이다. 미천굴은 만장굴의 장엄함에는 미치지 못 하지만 ‘천 가지 아름다움이 배어 있는 굴’이라는 이름답게 아기자기함이 돋보인다.
미천굴은 25만 년 전인 신생대 제4기에 생겨난 것으로 총 연장 약 1718m의 제법 긴 굴이다. 굴은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제1굴이 398m가 조금 넘고 제2굴이 1320m가량 된다. 일반에 공개되는 것은 제1굴의 약 365m 구간까지다. 제1굴에도 공모양의 용암구와 판모양의 용암선반, 연못 등이 있지만 제2굴이야말로 기묘한 구조물들의 집합소다. 하지만 제1굴도 충분히 그 마음을 달래줄 만큼 아름답다.
동굴은 직선형태의 수평동굴이다. 강원도 삼척 등지의 석회암 동굴처럼 상하좌우로 요동치는 맛이 없어서 조금 단조로운 감이 있다. 하지만 곳곳에 볼거리가 있어 전혀 지루하지 않다.
동굴의 입구는 55만 개의 돌멩이로 쌓은 벽과 탑으로 장식돼 있다. 55만이라는 숫자는 제주도 인구를 상징한다. 입구로 들어서자마자 서늘한 기운이 엄습한다. 밖은 섭씨 35도를 웃도는데 안은 긴팔 옷을 찾게 될 만큼 춥다. 평균온도가 섭씨 15도. 늦가을 새벽녘과 비슷하다.
굴의 시작부는 널찍하니 웅장하다. 그러나 허리부분이 잘록하니 몸을 좁은 곳이 나온다. 이 지역을 지나면 동굴은 다시 조금씩 넓어진다. 용암구는 100m와 130m 지점의 천장, 그리고 255m 지점의 바닥에 붙어 있다. 용암선반은 115m 지점에 발달돼 있다.
미천굴은 비가 오고 난 후엔 더욱 특별해진다. 일명 다도해라 불리는 특이한 동굴의 풍경이 펼쳐지는 것이다. 다공질 현무암의 동굴 벽으로부터 흘러든 빗물이 바닥에 고여 바다가 되고, 동굴 생성 당시부터 유입되어 쌓인 흙들이 섬을 이루어 마치 남해바다의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처럼 보인다.
동굴에는 연못도 있다. 동굴천장에서부터 떨어지는 물들을 가둔 곳이다. 석심수라 부르는 이 연못의 물은 소원을 성취하게 만드는 효험이 있다고 한다. 코에 바르면 건강해지고, 이마에 바르면 사랑을 얻고, 턱에 바르면 재물이 따라 온다고 하는데 밑져야 본전이니 다들 해보시길.
한편 일출랜드에는 수변공원, 아열대식물원, 선인장하우스 등 볼거리가 많다. 수변공원에는 인공폭포가 한쪽에 있고, 연못에는 비단잉어들이 유유히 헤엄치며 논다. 아열대식물원에는 동백나무, 팽나무 등 제주 토종 수목과 카나리아, 인드뷔시아 등 아열대 수종들이 식재돼 있다. 선인장하우스에는 제주도에서 자생하는 손바닥선인장을 비롯해 열대지역의 선인장 등 희귀한 종들이 전시돼 있다.
★길잡이: 제주시(공항)→표선 방면 동부산업도로(97번도로)→성읍민속마을→삼달리 방면 16번국도→일출랜드
★문의: 일출랜드(http:// www.ilchulland.com), 064-784-2080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