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머리해안.
[제주=일요신문] 박해송 기자 = 제주공항에서 평화로를 타고 안덕면 사계리로 가다 보면 산방산이 보이고 그 아래쪽에 용이 머리를 내려놓른 형상을 닮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용머리해안이 보인다.
대부분의 제주 해안가는 용암이 굳어서 형성됐는데 특이하게 용머리해안은 퇴적암이 오랜 풍파에 침식돼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이같은 세계자연유산 유력 후보인 제주 용머리해안이 무분별한 관광정책으로 인해 위기에 놓여 있다.
경실련은 “제주도는 세계적인 전문가들이 세계자연유산 확대를 위해 제시한 의견도 묵살하고, 각계 전문가들이 2억6천1백만 원의 비용을 들여 조사한 내용과도 정반대로 용머리해안환경을 파괴하는 난개발로 추진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이어 “40년 이상 건축행위를 불허하며 보존해왔던 지역은 건폐율 30%를 적용해 개발할 수 있도록 대폭 허용했다. 뿐만 아니라 3차례 주민설명회에서는 전혀 논의되지 않았던 지역을 용도 변경해 운동오락시설로 지정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운동오락 인공구조물 수립계획은 용머리해안과 약 30m 거리에 위치해 있어 용머리해안의 자연자원을 망친다”며 “이는 장기적으로 제주의 자연자원을 잃고 용머리해안 주변 주민들의 생활권까지도 위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제주특별자치도는 객관적으로 실태를 파악해 세계자연유산 유력후보인 용머리해안이 더 이상 파괴되지 않고, 제주도민과 세계인이 사랑받는 세계 자연유산으로 영원히 남을 수 있도록 정책을 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제주도는 지난 2016년 10월 세계자연유산지구 확대를 위한 타당성조사 용역을 2억61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실시한 바 있다.
최종보고서에서 용머리해안을 직접 방문한 호주의 세계자연유산 전문가 앤디 스패이트(Andy Spate)는 용머리주변의 상업시설 및 인공구조물이 주변경관을 저해하고 이로 인해 탁월한 보편적 가치 및 완전성 입증을 저해해 세계자연유산 후보지역으로 부적합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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